과로로 입원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내홍은 장 대표가 과로와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당 사무처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사실상 ‘선방’으로 평가하며 장 대표가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분석 자료를 배포하면서 촉발됐다. 패배한 선거를 자화자찬하며 당권 굳히기에 나섰다는 친한계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갈등은 22일 오전 공식 회의 석상에서 폭발했다.
장 대표가 부재한 가운데 정점식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광한 최고위원은 사퇴론자들을 향해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급급한 무책임하고 철없는 정치 자영업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무책임하게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며 “이번에도 철없는 주장에 끌려다닌다면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 승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 역시 장 대표의 건강 이상을 “꾀병으로 입원했다는 식의 평가”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엄호에 가세했다.
반면 주류 지도부의 이 같은 엄호와 달리 장외에서는 지도부 해체를 강하게 압박했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당원과 의원들의 사퇴 의사는 이미 충분히 공론화됐다”며 “짧은 기간 비대위 체제를 가정한 뒤 내년 초쯤 정식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야 비대위로 전환되는데 현재까지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 2명만 사퇴 의사를 밝혀 당장 체제가 전환되는 임계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처럼 원내외 설전이 격화되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가 잘해서 오른 것이 아니다”라며 사무처의 ‘선방론’과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 따지며 공로와 책임을 다툴 시간이 없다”며 변화와 쇄신을 주문하는 동시에 비공개 회의에서 사전 정무적 조율 없이 자료를 배포한 사무처의 절차적 문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 밖의 사퇴 압박은 집단행동으로 번졌다. 자신들을 ‘쇄신파’로 규정한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은 같은 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장 대표의 리더십을 “개인의 정치적 생존과 대권 야망을 위한 위선과 기회주의의 결정체”라고 규정하며 한동훈 전 대표 무리한 제명 등 ‘퇴진 5대 사유’를 발표하고 전국적인 서명운동 전개를 선언했다.
현재 의료진의 만류로 퇴원이 연기된 장 대표는 “금주 내에는 무조건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장 대표의 체력 저하가 심각해 과거 단식 직후보다 상태가 악화됐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당분간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장 대표가 금주 내에는 무조건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당직 개편 관측에 대해서는 “현재 장 대표로부터 차기 당직 인선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나 언급도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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