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첫 시행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하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사진은 최근 기름값이 1천700원대로 표시된 나주 산포(사진 왼쪽)와 광주 북구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있는 운전자들 모습. /남도일보 DB
국제유가와 증시 상승 영향이 겹치면서 국내 생산자물가가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를 보면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3.25(2020=100)로 집계됐다. 1월보다 0.6% 상승한 수치다. 전달 상승률 0.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 흐름은 유지했다.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이어진 상승 이후 가장 긴 오름세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4% 높아졌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내놓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4% 올랐다. 농산물은 2.4%, 축산물은 2.2%, 수산물은 4.2% 각각 상승했다. 공산품은 0.5% 뛰었다. 국제유가 반등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4.0% 올랐고, 1차 금속제품도 0.8% 상승했다. 서비스는 0.6% 높아졌는데, 금융·보험 부문이 5.2%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주가 상승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뛴 영향이 반영됐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앞선 두 달 동안 내림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1월까지만 해도 전월 대비 0.1% 하락했지만, 2월에는 10.4% 급등했다.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월 기준 전월보다 2.9% 올랐지만, 1월 상승률 14%와 비교하면 오름폭은 둔화했다.
개별 품목 가운데서는 피망이 36.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위탁매매 수수료 14.8%, 물오징어 12.1%, 나프타 8.7%, D램 7.8%, 경유 7.4%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3월에는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국제유가의 압력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3월 1일부터 20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2월 평균보다 8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도 2.0% 올랐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이런 급등세가 생산자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영향 정도는 석유 및 화학제품 원가 비용 상승을 기업이 어느 정도 반영할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자물가가 반년째 상승한 데다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유가 상승은 최근 휘발유·경유와 같은 주유소 판매 가격에도 일부 반영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2월 국제유가 상승, 3월 급등세는 소비자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반영 속도는 정책과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등 정책에 따라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일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시차는 시장 상황이나 정부 정책, 기업의 경영 정책 판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가격 흐름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국내 출하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0.5% 상승했다. 원재료는 0.7%, 중간재는 0.6% 각각 올랐고, 최종재는 자본재가 내렸지만 서비스와 소비재 상승 영향으로 0.2% 높아졌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반영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국내 출하와 수출이 나란히 오른 결과다. 공산품이 1.1%, 서비스가 0.6% 오르며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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