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과 협상 가능성을 동시에 내비치면서 시장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관망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54달러(0.48%) 오른 배럴당 112.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0.50달러(0.46%) 하락한 109.27달러로 집계됐다. 중동산 원유 가격 지표인 두바이유는 강보합 흐름 속에 109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유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적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문명을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며 이란을 향해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내놨다. 이란이 현지시간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거나 휴전 협상을 타결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인프라를 전면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완벽하고 완전한 체제 변화가 이뤄졌다"며 "이전보다 더 영리하고 덜 급진적인 세력이 주도하고 있어 혁신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여지를 동시에 열어둔 셈이다.
장중 한때 배럴당 117달러까지 치솟았던 WTI가 결국 112달러선에서 마감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 역할을 맡고 있는 파키스탄이 협상 연장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마감 무렵 낙폭이 빠르게 좁혀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욕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0.1% 하락한 반면,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08%, 0.1% 소폭 반등하며 혼조로 마감했다. 반도체주에서는 브로드컴이 6.2%, 인텔이 4.1% 오르는 등 기술주 일부가 강세를 보였지만, 테슬라는 1.7%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가 수급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에는 상시적인 위험 프리미엄이 붙을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상단이 어디까지 올라갈지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전문가들은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며 "중동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역시 방향성의 불확실성을 경고한다. "협상 기대와 군사적 긴장이 반복되면서 유가가 상하단을 크게 흔드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에너지 가격이 증시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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