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두 척을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중동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확산한 영향이다.
이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 15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6.4% 급등한 100.0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브렌트유는 지난 5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도 4.57% 상승한 90.80달러를 가리켜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는 중동 지역 갈등 확산에 최근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재점화한 데 이어,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산 원유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원유를 실은 선박을 겨냥하며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성명에서 군사작전을 통해 사우디 유조선 두 척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사우디 국영통신은 이후 두 척 중 한 척이 공격을 받아 홍해 항해 중 화재에 휩싸였다고 확인했다.
페퍼스톤의 아흐마드 아시리 리서치 전략가는 "시장이 두 번째 병목 지점에서마저 공급 차질이 빚어질 우려를 반영하면서, 원유 시장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7.23 mj72284@newspim.com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2027년까지 계속 막힐 경우 브렌트유가 4분기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내년 평균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수에즈운하까지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으면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봤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오만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부 해역에서 기뢰가 설치된 항로를 따라가려던 유조선 한 척이 폭발 후 화재에 휩싸였고, 다른 두 척은 회항했다고 밝혔다. IRGC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이 지역에서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을 자신들이 통제하고 있으며 완전히 폐쇄됐다고 주장하면서, 이란과의 협조 없이는 어떤 유조선도 출입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12일 연속 밤마다 이어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할 때마다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다짐한 지 몇 시간 뒤였다.
유가 급등에 미국 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정규장 초반 거래에서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각각 1.75%, 1.82% 올랐다. 다이아몬드백에너지와 데본에너지는 2.50%, 코노코필립스는 2.43%,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은 2.02% 오름세를 보였다. 정유사인 발레로에너지와 마라톤페트롤리엄은 각각 2.14%, 1.86% 상승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중동의 생산 회복 과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계속 본다"며 "입항 선박이 늘어야 하는데, 분쟁이 재개되면서 그 흐름이 계속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원유 시장을 계속 타이트하게 유지하고 유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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