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나란히 올랐다. 특히 수입물가는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 물가 압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6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7% 올랐다. 달러·원 환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해 8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올랐다. 두바이유가 전월 대비 10.4% 급등하면서 광산품 원재료가 3.9% 올랐고, 석탄·석유제품도 4.8% 상승해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6% 증가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며 운송장비 수출은 감소했지만, AI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등 전자·광학기기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도 광산품과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10.6% 증가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 상승과 수입가격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 올랐고, 소득교역조건지수는 31.8%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이란 사태 장기화가 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두바이유가 이달 13일까지 58.6% 급등했고, 달러·원 환율도 오르면서 3월 수입물가에 상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물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은 소비자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가 13일부터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주유소 판매 가격 상승폭은 일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수입물가 상승세가 소비자물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분이 다른 소비재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며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조가 수출을 지탱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불안이 국내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퀸 류정현 기자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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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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