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UAE로 출국…호르무즈 파병 결정 앞두고 현지상황 확인
2024년 수색정찰 훈련을 마친 뒤 UAE군과 손뼉을 마주치고 있는 아크부대 장병. 합동참모본부 제공
국방부가 미국이 요구해온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앞두고 중동으로 현지조사단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지조사단은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으며, 현지에서 파병부대의 작전 여건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조사단이 간 UAE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중동 국가로,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의 군사전력과 지원시설이 위치해 있다. UAE는 한국군 군사훈련협력단인 ‘아크부대’가 파병돼 군사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사단은 우리 전력이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이 최종 결정될 경우, 파병부대는 UAE 내 군사기지를 거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현지조사단을 파견했다”며 “현지조사단은 해당 지역 정세 및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파병 결정에 대한 판단을 돕기 위해 중동으로 현지조사단을 보낸 것은 맞지만, 호르무즈 파병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지조사단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된다.
이후 NSC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국회의 파병 동의안 의결까지 거치면 최종적으로 파병이 결정되게 된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11월을 시한으로 파병을 요청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선 “미국이 우리 자산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에 대해 시한을 정해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파병 결정 즉시 자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군사적 자산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류와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할 수 있는 해군 군수지원함이 우선순위로 거론됐지만, 군수지원함 운용을 위해선 100여명의 승조원이 필요하고 노후도도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후순위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넓은 해역을 감시할 수 있는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기뢰 탐색·제거 장치 등을 파병 리스트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현지조사단이 간 UAE는 오랫동안 이란의 중요한 교역 상대이자 제재 우회와 외환 확보의 핵심 통로였지만 최근 이란과의 상업·금융거래를 중단했다. 이란은 UAE를 향한 미사일 공격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UAE가 자국과 연결된 선박에 대한 공격과 호르무즈의 항행위협을 안보문제로 받아들이게 될 경우 이란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할 비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준태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은 “중동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군사적 위협이 미국이 완성하려는 경제적 고립을 오히려 촉진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장기적인 변화도 중요하다. 사우디와 UAE를 비롯한 걸프 산유국들이 파이프라인과 대체 수출항, 오만만을 이용한 환적과 우회수송을 확대하는 것은 이란의 위협에 대한 전략적 적응으로 중동의 세력판도가 바뀌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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