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상 지분보유 상장사 267곳 지분가치 2024년말 129조1610억원→올해 4월10일 353조3618억원
증가분 절반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집중...121조1631억원으로 54% 차지
10%이상 지분 보유 39곳...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등 경영 감시체계 가동 착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평가액이 최근 1년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급등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 지분율이 늘며 국민연금은 그동안 실행하지 않던 주주대표소송 등 경영 감시체계를 적극 가동할 준비를 마쳤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공시한 267개 상장사에 대한 2024년 말 대비 2026년 4월 보유지분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지분 평가 금액은 129조1610억원에서 353조3618억원(4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173.6%(224조2008억원) 급증했다고 14일 밝혔다.
16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평가액이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이 평가액 급증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7.3%에서 7.8%로 0.5%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보유지분 가치는 23조572억원에서 94조7880억원으로 4배 이상(71조7308억원) 급증했다.
SK하이닉스 보유지분 평가액도 같은 기간 보유 지분율이 7.6%에서 8.1%로 확대되며 지분 가치가 9조5583억원에서 58조9906억원으로 6배 이상(49조4323억원) 폭증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양사 보유 지분가치 증가액은 총 121조1631억 중 절반 이상인 54%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보유 지분이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 철강이 지분가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 평균 보유 지분율은 7.0%에서 6.5%로 감소했지만, 고려아연·현대제철 등의 주식 가치 상승으로 보유지분 평가액이 4714억원에서 2조8350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 업종도 평가액이 1조648억원에서 7조707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고, 조선·방산 업종이 9조4709억원에서 31조6666억원으로 2.3배 이상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2024년 말 38곳에서 39곳으로 1곳 증가한 가운데 20곳은 기존 두 자릿수 지분율을 유지했고, 19곳은 새롭게 10%를 넘어섰다.
현재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기업은 한솔케미칼(12.7%), 신한지주(9.2%), KB금융(8.9%), 포스코홀딩스(8.1%), 네이버(9.2%), 하나금융지주(8.7%) 등 6곳으로 나타났다.
재계 반발과 결정 구조 난맥상 뚫고 주주대표소송 실행력 확보
이같이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앞으로 주주대표소송이라는 칼을 맞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주주대표소송은 이사가 고의나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데도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때, 주주인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서 해당 임원에게 배상을 요구하는 제도로, 2019년 관련 지침이 마련된 이후 7년 동안 단 한 번도 실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초 회의를 통해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를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결정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어 실제 소송이 필요할 때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실무적인 의지를 반영했고,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해 재계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면서도 실행력은 높이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식을 보유해 수익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올바르게 경영되도록 감시해 장기적으로 국민의 노후 자금 가치를 지키겠다는 취지다.
소송 검토 대상도 기존 법을 어긴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경우에서 앞으로는 배당 정책이나 산업 안전 등 중점관리 사안을 두고 국민연금과 비공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마지막 수단인 소송 카드를 언제든 꺼내겠다는 강력한 압박이다.
정부 역시 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국민연금의 이번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향후 국민연금이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첫 번째 소송의 칼을 휘두를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