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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들은 이제 진짜 경찰을 보고 싶다

우리는 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한다. 지팡이는 노인이나 불편한 사람들이 길을 걸어갈 때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의 하나다. 경찰은 민중이 어려울 때 힘과 버팀목이 되어 주고 봉사와 선도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국민들은 이제 진짜 경찰을 보고 싶다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우리는 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한다. 지팡이는 노인이나 불편한 사람들이 길을 걸어갈 때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의 하나다. 경찰은 민중이 어려울 때 힘과 버팀목이 되어 주고 봉사와 선도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경계하며 살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경찰서(警察署)'는 조선시대에는 포도청이라 했다. 당시 포도청은 범죄자를 잡고 치안을 다스리는 관아였다. 지금도 간혹 구사하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은 이 시대 생긴 속담이다. 말 그대로 모두가 배고픈 시절, 배고픈 백성이 먹고 살기 위해 포도청에 잡혀 가더라도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집에서는 굶어도 포도청에 잡혀가면 삼시세끼는 먹을 수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중의 지팡이라고 자처하는 국립경찰이 창설된 지 81년이 됐다. 돌이켜 보면 우리 경찰은 건국 초창기 혼돈 속에 빠졌던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등 민주국가 건설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제 경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사회의 첨병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국민의 진정한 봉사자로서 말없이 일해오기도 했다. 경찰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시정하고 숱한 반성을 하나의 거울로 삼아 진정한 국민의 지팡이로서 육성 발전해야 한다. 이처럼 수많은 업적을 남긴 경찰이 앞으로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의 권한이 막강해지게 됐다.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10월 이후에는 막강한 수사권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검찰개혁으로 “그럼, 경찰은 믿을 수 있냐?”는 의문이 남아 있을 정도로 책임이 무거워졌다. 경찰이 검찰의 개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남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전면 개편에 따라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고 검사의 직접 수사가 금지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검찰청이 해체되면서 공소청이 새로 발족되게 된다.

그동안은 범죄 수사를 검찰이 경찰를 지휘하면서 직접 수사를 했다. 이제 새로운 법체계에 따라 경찰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사법경찰에만 범죄 수사권이 주어지게 됐다. 국민의 사법적 자유를 좌지우지하는 사법경찰권이 경찰에 집중되게 됐다. 막강한 경찰권 행사의 중심축이 '경찰 → 검찰 → 경찰'이라는 사이클로 바뀐다.

경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2020년대 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지만, 보완 수사와 직접 수사, 영장 청구, 공소 제기와 유지 등 필요한 권한을 한꺼번에 가진 검찰에 비해서는 파워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사하는 검사가 사라지면서 경찰이 수사의 '유일 파워'로 떠올랐다.

이처럼 검찰이 가라앉고 경찰이 새로 부상하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경찰의 역할이 '민중의 지팡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위 공직자 비리와 중대 범죄를 제외한 민생범죄 전반을 맡아 독자적인 수사와 처분을 해야 하는 사명을 띠게 됐기 때문이다.

권력의 눈치 보기나 부실한 수사는 약자의 피해를 키운다. 또한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앞으로 분하고 원통한 피해를 본 국민이 찾을 곳은 경찰이다. 고소·고발 접수도 검찰이 아닌 경찰만 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이 편안하게 밤잠을 자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 바로 경찰의 의무이며 길잡이다. 우리 국민이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주고 민중의 힘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경찰을 두고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고 봉사하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함을 그 사명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가울 수도 있다. 개정 형소법 시행으로 경찰이 대부분의 사건을 맡는 핵심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제 국민들은 경찰 수사의 공정성에 더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번만큼은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건다는 말이 빈말이 되어선 안된다. 더 큰 권한을 갖게 된 경찰이 그에 맞는 책임을 증명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진정으로 명운을 걸어야 할 때이다. 흔한 말로 경찰이 권력의 충견처럼 행동하거나 밥값도 못한다는 비속어의 견찰(犬察)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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