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국내 ETF 시장 400조원 시대 돌입…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 양강 체제 '...

이번 400조 돌파의 일등 공신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투톱'이다. 역대급 실적 기대감에 자금이 쏘이며 관련 주식형 ETF들의 몸집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KODEX 200, TIGER 반도체TOP10, KODEX...

국내 ETF 시장 400조원 시대 돌입…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 양강 체제 '...

300조서 400조 단 3개월 만에…일평균 1조원씩 유입,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60% 차지

그래픽=테크M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마침내 4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출시 24년 만에 세운 역사적 이정표다. 더 놀라운 건 속도다. 30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100조원이 더 쌓였다. 이 거대한 시장의 파이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0%씩 양분하며 사실상 2강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100조→200조 2년, 300조→400조 단 3개월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이달 15일 기준 404조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300조원을 돌파한 후 3개월 만에 100조원이 불었다. 지난해 6월 초 200조원을 넘긴 뒤 10개월 만에 ETF 시장 규모가 두 배 넘게 커졌다. 성장 주기가 빨라지는 속도 자체가 인상적이다. 10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성장하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그러나 300조원에서 400조원까지는 단 3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024년 3조5000억원에서 2025년 5조50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6년에는 1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이제 ETF는 국내 증시 거래의 주류라는 평가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44%에서 2026년 약 60%까지 확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 증시의 구조적 전환으로 분석한다. 개별 종목 중심의 거래에서 지수 추종 중심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400조 돌파까지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ETF 시장은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뒤 전쟁 직전인 2월 27일 387조6420억원까지 빠르게 불어났다.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지난달 말 360조원선까지 주저앉으며 성장세가 꺾였다. First News 이후 4월 미-이란 휴전 기대감이 형성되자 자금이 재유입되기 시작해 마침내 4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400조 돌파의 배경은 크게 세 축이다. 첫째는 반도체다. 이번 400조 돌파의 일등 공신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투톱'이다. 역대급 실적 기대감에 자금이 쏘이며 관련 주식형 ETF들의 몸집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KODEX 200, TIGER 반도체TOP10, KODEX 코스닥150 등에 수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여기에 연금 자금이 개입됐다. 노후 연금을 ETF로 굴리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시장 파이가 무섭게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확대와 맞물려 ETF가 연금 투자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 크다.

마지막으로 액티브 ETF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동시 상장한 'KoAct 코스닥액티브'와 'TIME 코스닥액티브'는 약 한 달 만에 각각 1조308억원, 5164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수동적 지수 추종을 넘어 펀드매니저의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ETF로의 수요 확산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평균 유입 속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올해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매달 25조7000억원씩 늘어나, 작년 평균(10조3000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미지=미래에셋

삼성 162조 vs 미래에셋 129조...시장 70% 양분하는 두 공룡

시장이 커질수록 양강 구도는 더 선명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각각 162조1584억원, 128조7308억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며 양강 체제를 굳혔다.

6개 운용사의 ETF 순자산 합계는 376조 이상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의 93%를 웃돈다. 나머지 운용사들이 나머지 7%를 나눠 갖는 구조다.

1위 삼성자산운용의 강점은 국내 지수와 유동성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라인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KODEX 200으로, 순자산은 10조원을 웃돈다. 그 뒤를 파킹형 ETF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KODEX CD금리액티브가 잇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투자와 개인 투자자 접점에서 강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 1위와 2위 ETF는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ETF의 개인 투자자 보유 금액을 기준으로 업계 1위를 고수 중인 점도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50개월 연속 월말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단일 상품 단위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삼성운용의 간판 상품 'KODEX 200'과 미래운용의 'TIGER 미국 S&P500'은 시가총액 기준이냐, 순자산총액 기준이냐에 따라 1·2위를 다투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강세면 KODEX 200이 앞서고, 미국 시장이 강세면 TIGER 미국S&P500이 치고 나오는 구조다.

수수료 전쟁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의 총보수를 연 0.0068%로 낮추자 맞대응에 나서 'KODEX 미국S&P500'의 총보수를 연 0.0062%로 내렸다. 수수료율이 소수점 넷째 자리 싸움까지 내려간 것이다.

외형 성장의 이면에는 쏠림 현상이라는 그림자도 있다. 연초 이후 1조원 이상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ETF는 총 12개인데, 해당 상품들에만 25조8000억원 넘게 몰렸다. 전체 100조원 증가분 중 26%를 이 소수의 상품들이 차지한 것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쏠린 곳은 합산 11조원이 유입된 '국내 대표 지수'와 '반도체' ETF였다. 미국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해외 투자 상품에도 자금 유입은 이어졌으나, 조 단위 자금을 빨아들인 국내 투자 상품 규모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운용사 간 쏠림도 심각하다. 대형사에 집중된 시장이 되기보다 중소형사와 함께 가는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수료 최저가 경쟁만으로는 대형사의 브랜드 파워와 유동성 규모를 이기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테크M

연내 500조 거론…다음 전쟁터는 '스페이스X·우주테크·단일종목 레버리지'

업계에서는 연내 50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계속되면서 외형 확대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성장 동력도 이미 윤곽이 잡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확정되면서 추가 성장 동력으로 주목된다. 해외에서 관련 상품에 투자해온 서학개미들의 국내 복귀 수요까지 자극할 것이란 기대가 더해지며 ETF 시장의 추가 팽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을 담은 우주테크 ETF도 새 전쟁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를 상장해 스페이스X 상장 즉시 최대 25% 비중으로 편입하는 구조를 설계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같은 날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로 맞불을 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삼성과 미래에셋이 이끄는 양강 체제 속에서 상품 경쟁, 수수료 전쟁, 테마 선점 싸움이 동시에 불붙는 구조다"라며 "결국 중소 운용사들이 설 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 연금 자금의 장기 착지를 얼마나 유도하느냐가 400조 이후 시장의 질을 결정할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