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 2년여에도 국가계획 반영 여부 ‘안갯속’
정부 부처 방문 횟수·서명보다
명확한 경제성·성과 제시 시급
자료마다 다른 편익 수치 의문
실현 가능성 판단할 지표 보여야
경산과 울산을 잇는 약 50㎞의 고속도로 신설사업이 추진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지역사회의 성과는 여전히 ‘건의’와 ‘촉구’에 머물고 있다. 경산시와 지역 정치권이 정부 부처 방문과 공동선언, 시민 서명운동 등을 이어왔지만 사업비 3조원대 국가 기간교통망 사업의 첫 관문인 국가계획 반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산~울산 고속도로는 경산시 진량읍에서 청도와 경주를 거쳐 울산 울주군 언양읍까지 약 50㎞를 잇는 왕복 4차로 사업이다. 완공되면 기존 우회 노선보다 이동거리는 약 23㎞, 통행시간은 약 16분 줄어들 것으로 경산시와 경북도는 예상하고 있다.
경산시는 2024년 국가계획 반영을 건의하고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와 협의하고 경북도·울산시와 공동 대응에 나섰다. 2025년에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을 건의하고 시민 16만여 명의 서명을 정부에 전달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3개 지자체가 공동선언도 했다.
지역 정치권도 정부 설득에 나섰다. 조지연 국회의원은 올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예산처 등을 찾아 사업 반영을 요청하고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필요성을 알렸다. 경북도의회에서도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묻는 것은 얼마나 많이 움직였느냐가 아니라, 그 노력으로 무엇이 달라졌느냐다.
국가계획 반영은 경제성, 교통수요, 사업비, 재정 여건, 다른 고속도로 사업과의 우선순위 등을 중앙정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그렇다고 사업 추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만 돌릴 수도 없다.
경산시는 이 사업을 ‘영남권 산업 대동맥’,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 사업’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경제성 자료와 교통수요 분석, 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사업비가 약 3조원에 달하는 만큼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다. 경북도는 통행시간·운행비용 절감 편익과 생산·고용 유발효과를 제시하고 있지만, 자료마다 효과와 편익 수치가 달라 시민들은 실제 경제성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정부를 몇 차례 방문했느냐가 아니라 설득력 있는 근거를 얼마나 준비했느냐다. 국회의원 역시 면담이나 기자회견 횟수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국가계획 반영을 거쳐 타당성조사와 설계 등 후속 절차로 이어져야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경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국가계획 반영이 지연되는 이유가 정부의 사업 우선순위 때문인지, 경제성 부족 때문인지, 지역의 추진 논리가 미흡했기 때문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촉구’나 ‘공동선언’이 아니다. 국가계획 반영 여부와 예상 교통량, 경제성 분석 결과, 총사업비 세부 내역, 정부 협의 내용 등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자료와 구체적인 성과다. 3조원대 고속도로는 구호와 서명만으로 건설되지 않는다. 2년 반 동안 촉구를 이어왔다면 이제는 그 노력이 무엇을 바꿨는지 보여줘야 한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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