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막힌 1대5000 정밀지도 반출 허용...AI 시대 데이터 통제 공백 우려
자율주행·디지털트윈 핵심 인프라...지도 반출 경제손실 최대 197조 추정
네이버·카카오와 역차별 논란...징벌적 과징금·컨트롤타워 구축 요구
구글. (사진=연합뉴스)/뉴스후플러스
정부가 구글에 1대 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후폭풍
이 거세다.
관광 편의성과 서비스 개선 기대가 제기되지만 보안 통제 문제, 데이터 주권 논쟁, 국내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가 동시에 불거졌다.
특히 해외 서버로 이전된 데이터에 대한 실질적 사후 통제 가능성과 AI 기술 확산 속 파생 데이터 관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이 단순 플랫폼 경쟁을 넘어 자율주행과 디지털 트윈 등 미래 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와 산업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
한다.
◇ 19년 막힌 정밀지도 풀렸다...AI 시대 보안 통제 논쟁
정부는 지난달 27일 구글이 요구한 1대 5000 축적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용했다. 영상 보안 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등 일부 보안 조건을 전제로 한 조치
다.
구글은 그동안 한국 정부에 지도 반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가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모두 거절됐다. 미국 정부가 이를 비관세 장벽 문제로 지적하면서 결국 19년 만에 정책 방향이 바뀌었다.
정밀 지도 반출이 현실화되면 외국인 관광객의 길찾기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은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 등 국내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후 관리 공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
한다. 국내에서 엄격한 사전 검증을 거쳐 데이터를 반출하더라도 해외 서버로 이전된 이후에는 감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반출이 금지된 정보도 AI 학습을 통해 파생 데이터 형태로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파생 데이터까지 포함해 국가가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도 넘어 미래 산업...최대 197조 경제 파장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지도 서비스 자료가 아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드론, 로봇, 디지털 트윈 등 공간 데이터 기반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이에
학계에서는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공간정보학회 연구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최대 197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
됐다.
이에
국회에서도 후속 대책 논의가 이어졌다. '정밀지도 구글 반출, 이대로 괜찮은가' 간담회에서는 반출 조건 위반 시 즉각 반출 중단이나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 필요성이 제기
됐다.
임시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도 반출 문제가 안보를 넘어 경제와 통상 이슈로 확대됐다고 분석
했다. 그는 국제법과 기업 전략에 능통한 전문가를 포함한 협상팀 구성과 범정부 대응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공간정보 정책을 총괄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 구축, 공간정보 전용 기금 조성, 국가공간정보연구원 설립 등 장기적인 산업 전략도 제안
됐다.
현재 국가 인프라 예산 약 27조7000억원 가운데 공간정보 관련 예산은 약 5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핵심 국가 인프라라는 평가와 비교하면 투자 규모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토종 지도 플랫폼 긴장...역차별·세금 논쟁 확대
구글의 정밀 지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지도 플랫폼 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졌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네이버 지도 월간 활성 이용자는 1813만명에서 2845만명으로 약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맵은 827만명에서 1229만명, 티맵은 936만명에서 1453만명으로 각각 약 48.6%, 55.2% 증가
했다.
반면,
구글 지도 이용자는 같은 기간 705만명에서 941만명으로 약 33.5% 증가에 그쳤다. 정밀 지도 데이터 부족으로 길 안내 정확도와 상권 정보 서비스에서 국내 플랫폼보다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
이다.
그러나 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구글 지도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사용 확대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지도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프랑스의 경우 지도 데이터 개방 이후 자국 지도 플랫폼 ‘매피(Mappy)’가 경쟁력을 잃고 구글 지도에 시장을 상당 부분 내준 사례가 있다.
구글 지도 반출을 둘러싼 조세 형평성 논란도 여전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며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구글은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를 거부
하고 있다.
실제
구글코리아는 2024년 국내에서 약 10조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시 매출은 3869억원이며 법인세는 172억원 수준
이다. 같은 해 약 10조원 매출을 기록한 네이버가 3902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것과 비교하면 약 4%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6월 발표 예정인 '제4차 공간정보 산업진흥 기본계획'에 학계와 산업계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간정보 산업을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구글에 이어 애플의 고정밀 지도 반출 신청도 남아 있어 지도 데이터 개방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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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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