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터보퀀트 기술로 인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경민 인턴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 효율을 최대 6배까지 높이는 신기술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하자, 칩 수요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26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구글이 발표한 터보퀀트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구동 시 필수적인 과거 계산값 저장 공간(KV 캐시)을 획기적으로 압축하는 기술이다. 구글 측은 이 방식을 통해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기존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하면서도 추론 속도는 대폭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고성능 메모리 칩 공급에 의존해 온 AI 산업의 지형을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던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는 강력한 매도세가 확산됐다. 미국 시장에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의 주가가 하락했고, 한국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각각 6%, 5%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의 키오시아 역시 6%가량 하락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투자자들은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훈련과 추론에 필수적으로 사용해 온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사양 칩 수요가 이번 기술 혁신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고효율 AI 모델로 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중국 딥시크(DeepSeek)의 사례와 비교하며, AI 추론 속도와 전력 소비, 메모리 점유율을 최적화할 여지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기술 혁신이 반드시 전체 칩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팽팽하다. 레이 왕 세미애널리시스 애널리스트는 "병목 현상이 해결되면 오히려 AI 하드웨어의 성능이 강화되어 더 강력한 훈련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고사양 하드웨어 수요는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최근의 주가 급락은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메모리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는 200%,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300% 이상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기에 투자자들이 수익 확정을 위한 명분을 찾고 있었다는 시각이다.
또한 영국 자산관리업체 퀼터 체비오의 벤 배링거는 구글의 발표가 장기적인 수요 전망을 훼손하기보다는 점진적인 발전 과정일 뿐이며, 현재 메모리 시장의 견고한 가격 수준과 공급 부족 상황이 주요 기업들의 이익을 여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구글의 터보퀀트 도입은 AI 산업의 진화 과정 중 하나로, AI 모델 운용 효율을 높이는 혁신이지만 메모리 시장의 장기적 구조를 단번에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고사양 칩 수요를 일부 완화할 수 있으나, AI 모델 고도화와 지속적 성장으로 시장 전반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며, 이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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