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서 20%로…"구글 수수료 인하, 계산된 양보에 불과"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구글이 17년간 유지해온 앱마켓 수수료 30%를 최대 20%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게임업계는 환영하면서도 한국 적용 시점이 가장 늦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구글은 지난 4일 플레이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 개편안을 공개했다. 기존 30% 단일 수수료를 '서비스 수수료 20%'와 '결제 수수료 5%'로 이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독 서비스 수수료는 10%로 낮추고, 외부 결제 시스템 이용 시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새 정책은 오는 6월 미국·EU·영국을 시작으로 9월 호주, 12월 한국·일본에 순차 적용된다.
◇"실질 인하는 5%p뿐"…꼼수 논란
=업계와 시민단체는 '착시 효과'라고 비판한다. 대외적으로는 '10%포인트(p) 인하'를 내세웠지만 개발사가 실제로 내야 할 총비용은 25%다. 결제 수수료 5%를 합산하면 기존 대비 실질 인하 폭은 5%p에 그치는 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존 수수료에 포함됐던 비용을 쪼개 교묘하게 생색을 낸 구조"라고 꼬집었다. IT 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개편을 규제 대응용 설계로 해석한다. 전 세계 규제 당국이 30% 고정 수수료를 독점의 상징으로 지목해온 가운데 구글이 기본 수수료를 낮췄다는 명분만 챙겼다는 것이다.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려면 조건도 까다롭다. 구글은 수수료를 20%까지 낮추려면 '게임즈 레벨 업 프로그램' 참여가 필수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사이드킥·클라우드 세이브·업적 시스템 등 구글이 지정한 기능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신규 설치와 기존 설치를 나눠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한다. 새 정책 시행 이전에 게임을 내려받은 기존 이용자와의 거래에서는 수수료가 그대로 30%다.
◇한국, 왜 줄 끝에 섰나
=국가별 시행 시점의 격차가 특히 논란이다. 미국·EU에는 6월, 호주에는 9월 시행되지만 한국·일본은 12월로 가장 늦다. 현재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나 강력한 과징금 압박을 받고 있는 서구권에는 선제 혜택을 제공해 명분을 쌓고 시장 지배력이 공고한 한국에서는 높은 수익 구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게임문화재단·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7개 협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성장이 멈춰가는 모바일게임 생태계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조기 시행을 촉구했다. 협단체는 "2011년부터 14년간 30% 수수료가 중소게임사의 숨통을 죄어 왔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마블 최대 수혜…연말 신작 전략도 변수
=증권가에서는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게임사 수익성이 본격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구글 정책 변화에 따른 넷마블의 지급수수료 절감 규모가 2026년 약 300억원, 2027년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90% 이상이고 인앱결제 매출 비중이 70%를 웃도는 넷마블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승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구글 수수료 인하가 적용될 경우 2027년 게임사 평균 영업이익은 최대 20%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최대 3%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브시스터즈·웹젠·네오위즈·조이시티 등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도 10% 이상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PC·콘솔 비중이 높은 엔씨소프트·펄어비스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들의 론칭 전략도 변수가 됐다. 한국 시행이 12월인 만큼 출시 시점에 따라 수수료 수혜 여부가 갈린다.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모바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Q' 등 하반기 출시 예정 신작들이 수수료 인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 소송도 '변수'
=수수료 환급 가능성도 주목된다. 팡스카이를 포함한 국내 게임사 253곳은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미국 법원에 집단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게임사들은 에픽게임즈와 구글 간 반독점 소송에서 공개된 내부 문건을 근거로 적정 수수료율이 4~6%라고 주장한다. 현행 30% 수수료 가운데 약 24~26%가 과도하게 징수됐다는 것이다.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이영기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반독점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최대 3배 이상 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련 분쟁의 95% 이상이 합의로 마무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구글이 합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환급 가능성도 현실감 있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구글에 이어 애플도 수수료를 낮출 경우 게임사들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7%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단체도 "애플 등 다른 플랫폼도 동참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에 관련 법제도 정비를 함께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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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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