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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광모號 LG의 '파격', 재계 이사회 지형도 바꾼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단위에서는 의장-CEO 분리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의 경우 여전히 오너나 내부 인사가 의장을 맡는 경우가 대다수다. 삼성, SK 등 일부...

구광모號 LG의 '파격', 재계 이사회 지형도 바꾼다

'권위보다 투명성' 선택한 LG, 타 대기업 압박 요인으로

해외 투자자 및 ESG 평가 기관의 '독립성' 요구 부응

오너는 미래 전략에, 이사회는 투명 경영에 집중하는 '투 트랙' 가속

박종수 ㈜LG 이사회 의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8년 만에 지주사인 ㈜LG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기기로 한 결정은 한국 재계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리스크'를 해소하는 강력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주요 그룹에서 이사회 의장은 오너 일가의 전유물 혹은 경영권 방어의 보루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경영(CEO)과 감독(의장)의 완전 분리'라는 글로벌 표준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26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제64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박종수 사외이사의 이사회의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5대 그룹 지주사 중 오너가 스스로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에게 전권을 맡기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재계에 던지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단위에서는 의장-CEO 분리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의 경우 여전히 오너나 내부 인사가 의장을 맡는 경우가 대다수다. 삼성, SK 등 일부 대기업 지주사들이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LG의 이번 행보는 지주사 체제를 운영 중인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사외이사 의장 선임'이라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ESG 평가 기관들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LG의 선제적 조치는 타 그룹사들의 거버넌스 개편 속도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의 이번 '의장직 용퇴'는 책임 경영의 방식을 '직접 주도'에서 '전문적 감시 허용'으로 바꾼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오너는 그룹의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경영진을 객관적으로 견제하는 선진국형 지배구조 모델이 비로소 구체화된 셈이다.

LG가 던진 이 '투명 경영'의 승부수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그룹들로 번져나가, 한국 기업 특유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5년간 LG 주요 지배구조 개선 사례. [자료=LG]

한편 이날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박종수 사외이사는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22년 국내 최대 조세 전문 학회인 한국세무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회계·세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고 있다.

2023년 ㈜LG 사외이사로 합류해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이로써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 CNS ▲HS애드 등 11개 상장사가 모두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이 중 여성 이사회의장은 3명(LG전자, LG이노텍, LG화학)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였다.

이날 ㈜LG 이사회에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제64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 주주총회 제도 도입,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상향 등), 신규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건의 의안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LG는 보통주 1주당 2100원, 우선주 1주당 215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LG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중간배당(주당 1000원)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간 주당 배당금은 전년도와 같은 금액(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으로 유지하며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했다.

또 김환수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선임됐으며,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수 고려대 교수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분리 선임됐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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