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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이야기]네팔 홍수가 우리에게 남긴 경고

지난 8월 26일,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 붕괴하면서 참혹한 대홍수가 발생했다. 사망자 1400여 명, 실종자 5500여 명이 발생하고,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파견되었던 한국인 노동자 9명도 실종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교육이야기]네팔 홍수가 우리에게 남긴 경고

온실가스 배출 책임 물어야

학교에서 기후정의 교육을

심영보 창녕 성산중학교 교장

지난 8월 26일,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 붕괴하면서 참혹한 대홍수가 발생했다. 사망자 1400여 명, 실종자 5500여 명이 발생하고,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파견되었던 한국인 노동자 9명도 실종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만년설이 녹아 지반이 약해지고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몰아친 이번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지구적 재앙이다.

이상 기후의 비극은 이제 지구촌 어느 곳도 비켜가지 않는다. 유럽은 40~46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스페인은 대형 산불로 수만 헥타르(㏊)의 산림을 잃었다. 아시아 전역은 국지성 호우와 홍수로 몸살을 앓았으며, 북미 지역은 한파와 토네이도, 대형 산불로 발생한 스모그로 고통받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양산의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인 42.5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과 가뭄·국지성 폭우로 혹독한 여름을 보냈다.

점점 거세지는 기후위기는 경제 성장만을 향해 달려온 인간 중심의 삶을 돌이켜보고, 더 이상 지구 생태계를 훼손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후위기의 가장 깊은 상처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가난한 국가와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기후 불평등’에 있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한 온실가스는 중국(약27.2%), 미국(약14.6%), 인도(약6.8%) 등 일부 강대국과 선진국이 80% 이상을 배출해왔다. 그럼에도 과거 파키스탄 대홍수와 이번 네팔 참사에서 보듯, 가장 가혹한 피해는 온실가스 배출에 아무런 책임도 없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후정의를 말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를 단순히 환경적 문제로만 보지 않고,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 간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윤리적·정의적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과거 2022년 파키스탄 총리가 선진국에 배상을 청구하고, 이번 네팔 총리가 시혜성 원조가 아닌 ‘기후위기의 책임에 대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지극히 정당한 권리 행사다. 지구적 차원의 기후정의가 실현되려면, 기후위기를 유발한 선진국과 거대 기업들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보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

동시에 기후정의는 세대 간의 정의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가 무분별하게 누리는 편의와 당장의 경제 성장은 미래 세대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채무다. 첨단 산업 강국을 표방하며 추진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메가프로젝트 역시, 그 이면에 소모되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지역 온난화라는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기후정의의 관점에서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

인간은 지구 생태계의 일부이자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일 뿐이다. 사람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지키는 일은 성장과 개발 위주의 관성에서 벗어나 삶의 방식을 전환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은 단연 학교 교육이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부터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을 넘어, 기후위기가 왜 사회적 약자와 미래 세대에게 더 참혹한가를 이해하는 ‘기후정의 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기후위기 속에 숨겨진 불평등 구조를 파악하고 책임감을 느낄 때 비로소 삶을 바꾸는 실천이 시작된다. 교육과정을 통한 적극적인 생태전환 교육과 기후정의 교육이 학교 현장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심영보 창녕 성산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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