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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주판 종로3가' 탄생하나···동명동 골목상권의 반전 승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 상인들이 연대와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로컬브랜드 587곳 뭉쳐 골목 경쟁력 강화

유동인구 늘었지만 카페 14.4% 감소

빈 점포 83곳…상인·주민 상생 '돌파구'

중기부 글로컬 상권 선정…37억원 투입

"커피·음악·브랜드 결합해 골목 소비 유도"

지난 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에 마련된 카페 팝업 현장. ㈜광지주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 상인들이 연대와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이후 형성된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개성 있는 로컬브랜드가 성장했지만, 빈 점포가 늘고 1세대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상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진 바 있다. 이에 동명동 골목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ACC 방문객의 발길을 골목 안 소비로 연결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에 마련된 카페 팝업 현장. ㈜광지주 제공

특히 지난달 영국 문화·여행매체 ‘타임아웃’이 서울 종로3가를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1위로 선정한 것도 지역 고유의 개성과 골목 문화를 살린 상권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100년 된 한옥과 노포가 자리한 익선동, 야외 식사 문화, 종묘 돌담길을 따라 형성된 서순라길의 공방과 독립 상점 등 지역 고유의 분위기와 골목 문화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형 상업시설과 차별화되는 지역만의 경험과 개성이 상권 경쟁력으로 주목받은 셈이다. 동명동도 상인과 주민이 쌓아온 협력 기반에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을 더해 골목상권 활성화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1일 글로컬 상권기획사 ㈜광지주에 따르면 동명동의 영업점포 603곳 가운데 587곳(97.3%)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로컬브랜드다. 지역 고유의 개성과 다양한 상점이 동명동 상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상권 내부 사정은 녹록지 않다. 광지주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동명동 유동인구는 2.8%, 월 매출은 7.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카페 업소 수는 14.4% 감소했다. 빈 점포도 83곳으로 전체의 12.1%에 달한다. 상권을 찾는 사람과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개별 점포의 생존으로 이어지지 않는 괴리가 나타난 것이다.

ACC와 상권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도 과제다. 연간 380만명이 ACC를 찾지만 방문객이 동명동 골목에 머물며 소비하는 흐름은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향후 광주 도심에 대형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들어설 경우 소비 동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골목상권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스테이지동명 X라운지 현장. ㈜광지주 제공

이런 가운데 동명동이 지난 6월 글로컬 상권 육성 사업에 선정되면서 ‘골목상권’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광주특별시와 동구, 동명브랜드타운 상인회, 광지주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중기부의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에 선정돼 내년 말까지 국비 22억800만원, 지방비 14억7천200만원 등 36억8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상권 브랜드 구축과 로컬브랜드 발굴·육성, 상인 역량 강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스테이지 동명 브랜드 개발 ▲신규 로컬브랜드 창업자를 발굴하는 ‘스테이지 동명 오디션’ ▲상인 교육 프로그램 ‘백스테이지 동명’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남도 브랜드 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 열린 첫 행사에서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동명동 상점 17곳은 사업비와 별도로 자체 혜택을 마련해 행사 방문객의 골목상권 이용을 유도했다. 디저트 구매객에게 주변 식당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꽝 없는 동명복권’ 쿠폰 575장이 배포됐고, 상점별 혜택을 담은 스탬프 투어북도 200부가 나갔다.

광지주 집계 결과 디저트 팝업에는 구매·체험객 947명이 참여했고, 판매액 938만6천900원을 기록하며 예정 종료 시각보다 4시간 일찍 준비 물량이 소진됐다. ACC와 연계한 라운지 행사 구역에는 영상 분석 기준 유동인구 5천100명이 집계됐으며, 시음·시식 물량 1천460명분도 약 3시간 만에 소진됐다. 두 행사 참여 인원은 합산 6천47명으로 집계됐다.

광지주는 복권과 투어북을 통한 주변 점포 이용까지 고려한 잠재적 상권 활성화 효과를 약 1억235만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실제 점포 매출을 모두 확인한 수치가 아닌 추정치다. 향후 쿠폰 사용 실적과 상권 매출 데이터, 방문객 재방문 여부 등을 분석해 사업 효과를 측정할 계획이다.

스테이지동명 X라운지 현장. ㈜광지주 제공

한편 동명동에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026 스테이지 동명 페스타(제6회 동명 커피산책)’가 열린다. 기존 커피 중심 행사에 음악과 로컬브랜드를 결합하고, 다른 지역 커피 브랜드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동명동만의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이린 광지주 대표는 “큰 쇼핑몰이 규모와 가격으로 경쟁한다면 동명동은 골목과 경험, 이곳에만 있는 가게로 승부해야 한다”며 “상인과 로컬브랜드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고, 행사 때뿐 아니라 평소에도 방문객이 골목을 걸으며 새로운 가게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상권의 지속적인 소비와 재방문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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