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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주·전남 통합, 공공기관 2차 이전 방향과 과제 / 정연수

정연수 전남도 수도권 공공기관 민간유치위 / 정보통신분과장(한국AI지능정보원 대표)세상의 흐름이 녹록지... 에너지, AI, 미래모빌리티 등 전남광주 통합과 정합성이 맞는 전략 산업과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는 기관을...

광주·전남 통합, 공공기관 2차 이전 방향과 과제 / 정연수

정연수 전남도 수도권 공공기관 민간유치위 / 정보통신분과장(한국AI지능정보원 대표)

세상의 흐름이 녹록지 않다. 중동의 전화(戰火)와 유가 불안이 연일 이어지고 국내에서는 주식시장과 물가, 선거가 주요 화두다. 안팎의 불확실성 속에서 광주와 전남은 39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되기로 결단했다. 행정통합 과정이 비록 다사다난하더라도 이 선택 자체는 위대한 출발점이자 전환점이다.

통합의 본질은 ‘설계’

통합은 행정구역의 단순한 합산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새로 설계하는 일이다. 본 청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 출연기관 통합, 재정 구조 재편 같은 명백한 우선 순위들이 있다. 하지만 소홀히 할 수 없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슈는 바로 외부 혁신 역량의 유입, 그리고 공공기관 2차 이전의 체계적 추진이다. 왜 지금이 2차 이전의 적기인가. 1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한 출발점이었지만 자족적 성장 생태계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혁신도시는 만들어졌지만 산업과 인재,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미완성이다. 그 사이 수도권 집중은 오히려 더 심화됐고, 지역은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라는 이중고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 과밀은 이미 국가적 위험이다. 주택 가격, 인구 집중, 재난 대응력 모두 임계점에 가까워졌다. 지방이 버티지 못하면 수도권도 오래 갈 수 없다. 2차 이전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숙제이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행정조직 내에 부시장급 책임자를 중심으로 한 전담 조직이 마련돼야 한다. 단순한 기관 이전 조율을 넘어 전략적 설계와 조정 기능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 실질적인 예산 편성권과 중앙 부처 협의 권한이 함께 주어져야 선언이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된 기관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에너지, AI, 미래모빌리티 등 전남광주 통합과 정합성이 맞는 전략 산업과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는 기관을 선별해야 한다.

둘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연결되는 교육 연구 생태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셋째,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과 기관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유치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

광주·전남은 지금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라는 이중의 구조적 위기 앞에 서 있다. 기관 하나를 더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머물고 싶어지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정주 여건을 산업·교육·문화·생활 인프라 차원에서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어떤 인재도 오고 싶지 않고 머무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신호를 이미 보고 있다. 먼저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의 자녀와 배우자가 중학교 진학 시기에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떠나는 이유, 은퇴 후 이곳에 머물지 않고 서울로 돌아가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지역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 가족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학병원과 응급의료, 퇴근 후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문화공간, 이 세 가지가 빠진 정주여건은 반쪽짜리다. 기관은 옮길 수 있어도 사람의 생활은 그렇게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 이 문제를 방치하면 2차 이전도 또 다시 ‘기관 건물만 옮기는 행정’으로 끝난다. 1차 이전의 아픈 교훈을 되풀이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사위 같은 손님’ 맞이해야

광주·전남 통합은 이 구조적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설계할 드문 기회다. 공공기관을 단순한 유치 대상이 아니라 100년을 함께할 동반자로, ‘사위 같은 손님’으로 맞이해야 한다. 함께 이곳에 터를 잡고, 아이를 키우고, 은퇴 이후에도 이 땅에서 삶을 이어가고 싶어지는 환경과 지역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유치 전략이다. ‘사위 같은 손님’이라는 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행정의 태도와 지역의 태도를 함께 바꾸자는 우리의 약속이다.

선언 아닌 실행, 속도와 정교함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다. 속도와 정교함을 모두 갖춘 실행이다. 더 나아가 전남광주 통합은 단순한 지역 통합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돼야 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실험이자 도전을 넘어, 지도를 뒤집어서 막혀 있는 공간이 아닌 펼쳐 있는 대양을 향해 생각을 바꿀 패러다임의 변환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그 출발점이다. 이를 통해 산업과 인재, 삶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광주·전남의 모델은 다른 비수도권 권역에도 길이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제는 사람의 마음도 이곳으로 향하게 만들어야 한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된 지금, 그 마음을 붙잡을 준비가 돼 있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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