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즉시 체감할 경기 회복”... 민형배 “100일 긴급 실행계획 통합 기반 구축”
통합 방식·20조 재원 운용·지역화폐·산업 투자 실현성 놓고 정면충돌
6·3 지방선거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선출을 앞두고 9일 저녁 광주MBC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김영록 예비후보와 민형배 예비후보가 통합 이후 지역 운영 구상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두 예비후보는 전남·광주 통합이 지방소멸과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를 돌파할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지만, 통합 이후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김 예비후보는 3천억원 규모의 긴급 민생안정지원금 집행을 통한 즉각적인 경기 대응을, 민 예비후보는 출범 초기 100일 긴급 실행계획과 20조원 통합지원금의 투자 중심 운용을 통한 장기 성장 기반 구축을 각각 내세웠다.
왼쪽부터 민형배·김영록 전남광주특별시장 예비후보(광주문화방송화면 캡처)
이날 토론에서 가장 선명하게 갈린 대목은 ‘당장 살릴 것인가, 미래에 투자할 것인가’였다.
김영록 예비후보는 통합특별시장 취임 후 첫 결재 과제로 3천억원 규모의 긴급 민생안정지원금 집행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공공요금 지원, 학생 부식비 지원, 문화·여행·택시·소상공인 맞춤형 지원을 통해 침체한 내수와 골목상권에 즉효성 있는 처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통합의 효과는 시도민이 바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민생을 살리는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형배 예비후보는 첫 결재로 ‘통합 100일 긴급 실행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출범 직후부터 경제위기 대응체계, 시민추천 부시장, 갈등 조정기구, 조직 개편을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며, 통합 초기 100일이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20조원 규모의 통합지원금은 일회성 소비성 지출보다는 산업과 인재, 사회안전망에 투자해야 한다며 ‘산업 80%, 인재 10%, 사회안전망 10%’의 8:1:1 원칙을 제시했다.
산업 부문은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농수축산 고부가가치화에 집중하고, 청년 주거·교육·연구인력 지원과 동·서권 의료 인프라 확충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광주 MBC토론회
20조원 통합지원금의 활용 방식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영록 예비후보는 지역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규모 지원금의 우선순위는 체감형 민생 회복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산업 투자도 중요하지만, 지역 상권과 서민경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소비 진작과 생활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맞서 민형배 예비후보는 20조원을 단기 처방에 소진하면 통합의 역사적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산업과 인재 양성, 지역 의료·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토론 과정에서는 재정 운용의 실효성과 법적 적합성도 도마에 올랐다.
대규모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지방정부가 어디까지 재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 중 어떤 방식이 현실적인지를 둘러싸고 시각차가 드러났다.
김영록 예비후보는 지방정부의 직접적인 기업 지분 참여나 무리한 재정 투입은 법적 한계와 재정 부담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반면 민형배 예비후보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필요하다면 공공성과 수익성을 결합한 투자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지원금의 배분은 기업 유치, 산업 기반, 지역개발, 복지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과, 직접 투자보다는 투자기구나 간접 참여 방식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쟁점으로 흡수됐다.
9일 광주MBC토론회 모습
'통합 방식과 절차적 정당성' 역시 날카로운 공방 대상이었다.
민형배 예비후보는 광주·전남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이 아니라 주민 동의와 조직 재설계, 갈등 조정이 수반되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만큼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광역연합과 같은 중간 단계에서 협력 체계를 다진 뒤 행정통합으로 가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영록 예비후보는 지방소멸 위기와 청년 유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통합을 미룰 여유가 없다며 보다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중앙정부 지원 확보, 기초지자체와의 협업, 행정 효율성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는 양측 모두 공감대를 보였다.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논쟁'도 눈길을 끌었다.
김영록 예비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소비 진작과 지역 내 자금 순환 측면에서 더 강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민형배 후보는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을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병행·통합 설계를 통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모두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매출 인정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해 현장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경제와 농업 성과를 둘러싼 상호 검증도 이어졌다.
민형배 예비후보는 전남의 GRDP 역성장,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농가소득 하락 등을 거론하며 기존 도정의 성과를 비판했다.
이에 김영록 예비후보는 예산 확대와 경제지표 개선, 스마트팜 확대, 아열대 작물 육성, AI 기반 농업 플랫폼 구축 등을 언급하며 농업과 지역 산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대목은 ‘현 체제를 안정적으로 확장할 것인가’와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 구조를 바꿀 것인가’라는 두 후보의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토론 후반에는 리더십과 도덕성, 절차적 책임을 둘러싼 공세도 오갔다.
장기 재임의 정당성, 부동산 처분 문제,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의 구분 등이 논쟁거리로 떠올랐지만, 이날 토론의 중심축은 결국 통합 이후의 정책 실행력과 재정 운용 능력에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광주MBC 토론회는 전남·광주 통합 논의가 선언적 구호 수준을 넘어, 민생 회복과 성장 투자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20조원 지원금을 어떻게 설계하고 집행할 것인지, 통합을 어떤 절차와 속도로 추진할 것인지를 따지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시도민 입장에서는 통합의 명분보다 통합 이후 삶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진 셈이다.
▲ 토론 평가
이번 광주MBC 토론회는 두 예비후보의 장단점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 자리로 평가된다.
김영록 예비후보는 현직 전남도지사로서의 경험과 협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즉시 집행 가능한 민생 대책'을 강조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3천억원 긴급 민생안정지원금,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생활밀착형 지원 패키지는 경기 침체를 체감하는 자영업자와 서민층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된다.
다만 20조원 규모 통합지원금의 중장기 활용 전략에서는 상대적으로 구체성이 더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다.
민형배 예비후보는 통합 100일 긴급 실행계획과 8:1:1 투자 원칙을 앞세워 '통합 이후의 구조개혁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농수축산 고부가가치화, 청년·의료 인프라 강화 등은 미래 비전 측면에서 주목도를 높였다.
다만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재정과 법·제도 안에서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모델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겼다.
종합하면, 김영록 예비후보가 ‘지금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안정’에 강점을 보였다면, 민형배 예비후보는 ‘통합 이후 지역 체질을 바꾸는 장기 비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시도민의 선택은 ‘속도와 체감도’에 무게를 둘지, ‘구조개혁과 미래 투자’에 더 큰 점수를 줄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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