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주식부자 순위에서 사상 첫 판도 역전이 일어났다. 국내 비오너 임원 가운데 SK하이닉스 사장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주식평가액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는 14일 발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오너 임원 주식평가액 분석 결과을 통해 13일 종가 기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주식평가액은 282억8051만원으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279억원)을 약 3억원 차이로 앞질렀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24일 당시 29억원 수준이던 주식가치가 6개월여 새 861% 급등하며 253억원 이상이 불어났다. 곽 사장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주식은 1만4312주로 당일 종가 197만6000원을 적용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임원이 삼성전자 임원을 제치고 비오너 주식부자 1위에 오른 것은 두 회사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 주가의 폭발적 상승이 이를 이끌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1만원에서 197만6000원으로 288% 급등해 상승 폭에서 크게 앞섰다.
곽 사장은 작년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압도적 성과를 낸 데 따른 보상으로 약 9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수령한 바 있다. 해당 물량이 쌓인 상태에서 주가가 6개월 새 288% 뛰면서 주식재산이 폭발적으로 불어난 것이다. 곽 사장이 HBM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엔비디아·빅테크 공급망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결과가 임원 보수와 주식재산 모두에서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주주총회에서 발언 중이다. 사진=SK하이닉스
2위인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같은 기간 주식가치가 50억원에서 279억원으로 459% 올라 6개월 새 229억원이 더해졌다.
100억 클럽에는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171억원), 안현 SK하이닉스 사장(164억원), 차선용 SK하이닉스 사장(135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조사에서 100억 클럽 회원은 곽 사장과 노 사장 2명에 불과했으나 한 달여 새 5명으로 늘었고, 100억 클럽 내 SK하이닉스 임원(3명)이 삼성전자(2명)보다 많아진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의 주식평가액은 93억1150만원으로 100억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SK하이닉스 지속경영담당 김윤욱 부사장, 미래기술연구원 황선환 TL, SKHU 장세억 교수, 미래기술연구원 차선용 부사장. 출처= SK하이닉스
차선용 SK하이닉스 사장의 상승률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10월 주식가치가 8억3000만원에 불과해 10억원도 미치지 못했으나 보유 주식이 1629주에서 6834주로 4배 넘게 늘어난 데다 주가까지 4배 가까이 오르면서 13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6개월 상승률만 1524%에 달한다.
두 회사 합산 기준 주식평가액 10억원 이상 비오너 임원은 258명으로 작년 10월 31명의 8.3배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임원의 주식재산이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앞지른 이번 조사 결과는 HBM 경쟁력 격차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꼽힌다. HBM에서 SK하이닉스가 선제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은 것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15년 조사 당시 삼성전자 임원이 100억원에 육박할 때 SK하이닉스에서 10억원을 넘긴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며 "10년 만의 역전은 SK하이닉스가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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