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플랫폼 등 매출 급성장 기업 제재 실효성 확보 차원
현재 조사 중인 쿠팡·KT 사건은 소급 적용 없이 종전 규정 유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명패. 사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위반 정도가 매우 중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한 과징금 감경 조치가 앞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아울러 매출이 빠르게 늘어난 기업을 대상으로는 한층 강력해진 기준을 바탕으로 과징금이 매겨진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징금 부과 처분이 지닌 실효성과 적정성을 제고하고자 마련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고시) 일부개정안이 19일부터 시행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위반 정도나 피해 규모가 극심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 감경 혜택을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체계를 개편한 점이다.
기존 과징금 부과 기준에서는 피조사 업체의 조사 협조나 자율보호 활동 실적 등이 확인되면 일률적으로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사안이 심각하고 피해가 막대한 경우까지 이 같은 감경 기준을 무차별적으로 대입하는 바람에 제재의 실질적인 효과가 반감되고 기업들로 하여금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도록 유도하는 유인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될 때는 기존에 주어지던 감경 조치의 전부 혹은 일부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쳤다는 것이다.
기업에 부과할 과징금을 도출하는 산정 기준 역시 대폭 강화된다.
새로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향후 과징금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과 '직전 3개 사업연도 연평균 매출액'을 비교해 이 중 더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산출하게 된다.
기존 규정은 위반행위가 발생한 날이 속한 사업연도의 직전 3개 사업연도 연평균 매출액만을 단일 기준으로 삼아 과징금을 산정해 왔다.
이로 인해 정보기술(IT)이나 플랫폼 기업처럼 단기간에 매출이 급격하게 우상향하는 기업의 경우 현재 지닌 실제 경제력에 비해 과징금 부과의 바탕이 되는 기준액이 지나치게 낮게 잡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개인정보위 측은 이 같은 제도 변화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뤄낸 기업에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을 적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실질적인 과징금 부과의 실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개정 규정은 행정기본법 제14조에 근거해 전면 시행된 이후에 발생한 위반행위부터 적용을 받는다. 시행 시점보다 앞서 이미 종료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과거의 종전 규정을 그대로 따르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쿠팡이나 KT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이번에 바뀌는 개정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위는 "기업의 현재 경제력과 위반행위 정도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부과해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에 보다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보안 투자를 소홀히 한 기업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기업들은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관련 보안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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