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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도한 독서가 부른 대참사···"자폐·불안 특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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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독서가 부른 대참사···"자폐·불안 특성 악화"

인쇄술 발달로 좌뇌 편향 심화돼

우뇌 기능 저하로 공감 능력 상실

텍스트 소통이 자폐적 증상 악화

비언어 활동으로 뇌의 균형 회복

텍스트 위주 소통은 좌뇌를 과활성화하고 공감과 관계를 맺는 우뇌 기능을 떨어뜨려 뇌 불균형을 부를 수 있다. 이로 인해 현대인의 자폐 성향·ADHD·불안 장애가 심화할 수 있다. 뇌 균형을 되찾으려면 대면 대화·자연 활동 등 우뇌를 자극하는 비언어적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챗GPT 제작 이미지

독서는 전통적으로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고 지능을 높이는 긍정적인 활동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학계 및 과학 저술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활자 소비와 텍스트 중심의 소통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해 자폐 스펙트럼·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불안 장애 등의 신경정신학적 특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조셉 헨리치 하버드 대학교 인간 진화 생물학 교수는 2010년 발표한 논문과 2020년 저서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들>을 통해 문해력의 확산이 인류의 뇌 구조를 물리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헨리치 교수에 따르면 15세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발명 이후 서유럽을 중심으로 문해력이 급증하면서 인간의 신경학적 구조에 변화가 발생했다. 언어 기억 영역이 확장되고 안면 인식 기능은 우뇌로 이동했으며 좌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전체적으로 두꺼워졌다.

​그는 서구의 교육을 받고 산업화된 부유한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을 뜻하는 위어드(WEIRD) 집단이 인류 역사상 심리적·신경학적으로 가장 예외적인 특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즉 읽기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진화 상태와는 거리가 있는 특정 뇌 영역을 고도로 훈련시키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좌뇌의 지배와 우뇌의 쇠퇴

​옥스퍼드 대학교 출신의 정신과 전문의 이언 맥길크리스트는 저서 <주인과 그의 사자>에서 좌뇌와 우뇌의 기능적 차이와 현대 사회의 뇌 불균형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연구에 따르면 양쪽 뇌는 항상 함께 작동하지만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에 명확한 차이가 있다. 우뇌는 전체론적 사고·공감·비언어적 의사소통·자연 및 타인과의 관계를 담당한다. 반면 좌뇌는 환원주의적 사고·논리·합리성·기계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며 사물을 흑백논리나 부분의 집합으로 이해한다.

​맥길크리스트는 산업혁명 이후 서구 사상이 지나치게 좌뇌 중심으로 재편되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타인이나 자연과의 관계 형성을 돕는 우뇌 기능이 약화되었고 이는 현대 사회에서 나르시시즘·경계성 인격 장애·신체이형증·불안 장애 등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런던 경제대학의 사회학자 크리스토퍼 배드콕은 각인된 뇌 이론을 통해 유사한 진단을 내놓았다. 배드콕은 인간의 인지를 기계적 인지와 정신적 인지로 분류하며 현대 서구 사회가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자폐적인 사고방식으로 기울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읽기 행위 자체가 본질적으로 기계적이라고 설명한다. 텍스트를 읽는 것은 타인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감정을 교류할 필요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에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배드콕 은 저서 <대칭적 마음>에서 서구 사회는 현재 아스퍼거 증후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텍스트 소통 부작용

​뇌 불균형 문제는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책을 통한 독서가 어느 정도 양뇌를 자극하는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 미디어·문자 메시지·이메일 등의 단편적인 텍스트 소비는 좌뇌를 극도로 편향되게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전문가들은 현대 청년층이 대면 대화보다 문자 메시지를 선호하는 현상을 우려한다. 대면 소통 시 활성화되는 거울 신경 세포는 화면 너머의 텍스트 소통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옥시토신 수치의 불안정을 초래하며 타인의 거짓말이나 미묘한 감정을 파악하는 우뇌의 비언어적 단서 처리 능력을 퇴화시킨다.

​맥길크리스트는 2015년 스마트폰이 젊은 세대를 자폐증에 가까운 성향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마트폰이 과도한 화면 노출과 텍스트 의존이 자폐적 특성이나 주의력 결핍·불안 증세를 악화시키는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정보의 진위 여부를 텍스트의 패턴과 논리에만 의존해 판단하게 되면서 가짜 뉴스나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더 쉽게 노출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텍스트 중심의 좌뇌 편향 활동이 뇌 신경망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의도적인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화면이나 책에서 눈을 떼고 대면 대화를 나누거나 자연 속에서의 활동·명상 등 우뇌를 자극할 수 있는 비언어적·관계 중심적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현대인의 정신 건강과 뇌 기능의 균형을 회복하는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거울 신경 세포=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자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처럼 반응하는 뇌세포다. 공감과 모방 학습의 핵심 기제로 꼽히며 주로 대면 소통에서 활성화된다. 텍스트 기반 소통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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