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들의 사이버보안 사업 확대에 대응해 국내 통신사와 주요 플랫폼 사업자, 인공지능 보안 전문가들을 잇달아 소집하며 긴급 점검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4월 14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자사 최신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사이버보안 사업을 본격화한 데 따라 연속 현안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2026년 4월 7일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을 공개하고, 자사의 최신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Claude Mythos Preview)를 활용해 중요 소프트웨어 보안을 강화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아마존웹서비스, 애플, 시스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오픈AI도 이에 앞서 2026년 2월 5일 ‘트러스티드 액세스 포 사이버(Trusted Access for Cyber)’를 공개하고, GPT-5.3-Codex 기반의 고도화된 사이버 역량을 신뢰 검증을 거친 방어자에게 우선 제공하는 파일럿 체계를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움직임이 방어 역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동시에 악용될 경우 국내 기업과 기반시설에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긴급 대응 주문 이후 각 기업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안 위협에 주의하고, 자체 긴급 보안점검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특이 공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즉시 상황을 공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류제명 제2차관 주재로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쿠팡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 CISO가 참석한 긴급 현안 점검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 고도화에 따른 사이버보안 대비 태세를 다시 점검하고, 보안 체계 변화 동향을 예의주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 주재로 국내 인공지능 보안 전문가들과 별도의 현안 점검 회의를 열고, 해당 프로젝트들의 기술 수준과 서비스 범위, 국내에 미칠 영향,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최근 고성능 생성형 인공지능이 취약점 탐지, 코드 분석, 공격 시나리오 구성, 방어 자동화 등 사이버보안 전 영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 있다. 오픈AI는 Trusted Access for Cyber를 통해 방어 목적의 사이버 작업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접근을 허용하되, 신원 확인과 모니터링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오남용 위험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도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통해 중요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시스템 보안 점검에 미토스 프리뷰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고성능 인공지능 기반 사이버보안 서비스의 등장이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악용되면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과 기반시설이 이런 위협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사이버보안 역량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민관이 함께 국내 사이버보안 생태계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해외 기술 동향 점검을 넘어, 글로벌 AI 기업의 보안 전용 모델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국내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통신과 플랫폼 분야는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와 핵심 서비스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기반 공격과 방어 기술의 경쟁이 가장 먼저 본격화될 영역으로 꼽힌다. 정부와 민간이 이번 릴레이 점검 회의를 계기로 어떤 구체적 대응 체계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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