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AI·제조 결합부터 기업유치·청년행정까지… “시작보다 끝내는 행정 필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광주·전남 통합시장이 수행해야 할 핵심 과제를 제시하며 지역 산업구조 전환과 정치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공약이라 않고 제안이라 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광주·전남 통합시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지역의 산업 구조를 바꾸고 경제의 판을 다시 짜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이 전 대표는 모두 7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에너지·데이터·AI 산업은 반드시 제조업과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력만 만들고, 데이터만 쌓고, AI만 외치는 것은 또 다른 희망고문”이라며 “원물 생산지에서 부가가치 생산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의 산업 현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세계적 제철소가 있으면서도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가 취약하고, 세계적인 김 원물 생산지이면서도 수출 가공산업은 약하다는 점을 들어 기존 산업 기반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 이상 원료만 생산하는 행정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게 이 전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를 통합시장의 최우선 책무로 꼽았다. “기업유치·일자리·세수, 이것이 통합시장이 80% 할 일”이라며 “행정은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수 석유화학단지, 광양 이차전지와 철강, 대불·광주 산업단지의 부실과 정체, 구조전환 지연을 언급하면서 “통합시장은 기업을 데려오고, 일자리를 만들고, 세수를 늘리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현안 사업의 마무리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새만금, 공항 이전, 혁신도시, 기업도시, F1, 아시아문화전당, 김치연구소 등을 거론하며 “수년, 수십 년 동안 진행 중인 사업들이 이제는 완료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작하는 행정이 아니라 끝내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차 산업 육성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미래차 100만 대 생산을 말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 조립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내에서 소재·부품·장비를 직접 생산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 생산 설비부터 완성차 부품단지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협력업체 유입과 실질적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도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광주 원도심을 ‘아시아 12개국 글로벌 축제 도시’로 육성하자는 구상도 내놨다.
충장로, 금남로, 아시아문화전당이 따로 운영돼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연중 매달 한 나라씩 참여하는 글로벌 거리축제를 통해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도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정책에 대해서는 지원 대상에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정책 설계자이자 실행자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예산의 10%를 청년이 직접 기획하고 집행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청년이 도시를 디자인하는 구조가 돼야 청년이 남는다”고 밝혔다.
또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RE100 기업 유치 등을 위해서는 전력망과 산업단지, 항만의 국가 전략 차원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전망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며 전력망을 국가가 책임지고, 광양만권과 목포권, 서남해안을 하나의 국가 산업벨트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과제들이 행정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가 바뀌어야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40여 년 동안 한쪽으로 쏠린 구조에서는 속도도 안 나고 책임도 약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30%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정권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작동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제안은 광주·전남 통합 논의와 산업 재편 문제를 함께 묶어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산업, 일자리, 세수, 청년 참여, 전력 인프라 등을 통합시장의 핵심 의제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 담론을 경제 중심으로 재구성하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현실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너지·AI·제조업 결합, 지역 내 소부장 공급망 구축, 청년예산 10% 직접 집행, 국가 산업벨트 재편 등은 방향성 면에서 주목되지만, 실제 추진을 위해서는 광주·전남 통합에 대한 제도적 기반, 재정 확보, 중앙정부 협력, 관련 법·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제도시 구상 역시 상징성은 크지만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과 민간 참여 확대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번 글은 광주·전남이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다시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단순한 개발 구호를 넘어 기업유치와 산업생태계 재편, 전력망, 청년 참여 같은 실질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메시지가 분명히 담겨 있지만, 광주·전남의 미래 산업과 행정 방향을 경제 중심으로 다시 짚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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