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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무원과 댓글러들의 선거

단체장에게 줄을 선 공무원들이 비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지역의 대형 주민 채팅방에는 특정 이익단체 회원들이 침투해 상대 후보를 음해하는 게시물을 올린다. 근거도 없다. 그러나...

공무원과 댓글러들의 선거

선거철이 돌아왔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것들도 돌아왔다. 선거 브로커, 사이비 언론, 공무원 조직선거, 사이버 댓글 부대. 해마다 반복되는 이 혼탁한 풍경은 올해도 어김없이 전북 곳곳에서 고개를 든다. 달라진 게 있다면 수법이 더 정교해졌다는 것이다.

단체장에게 줄을 선 공무원들이 비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지역의 대형 주민 채팅방에는 특정 이익단체 회원들이 침투해 상대 후보를 음해하는 게시물을 올린다. 근거도 없다. 그러나 파급력은 크다. 수천 명이 모인 방에서 반복 노출된 허위 정보는 어느새 '사실'처럼 굳어진다. 선거는 시작도 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다.

후보와 선거 브로커의 검은 거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건설·부동산·시책 사업 이권이 결부되고, 녹취를 무기로 한 협박이 오간다. 차기 선거까지 내다본 '단체장 나눠 먹기' 거래도 물밑에서 이뤄진다. 안 들키면 그만이라는 심보다. 여기에 사이비 언론이 끼어든다. 단독·폭로를 명분으로 후보 측에 접근해 광고·협찬·이미지 관리를 요구한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의혹성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자리를 챙긴다. 브로커와 사이비 언론은 사실상 한 몸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 정작 민생은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단체장과 후보들은 태평하다. 잘 되면 자기 덕, 못 되면 국제 경기 탓이다. '해 먹기 편한 시절'이라는 말이 나도는 건 이유가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허위사실 공표·비방, 공무원 선거 관여, 딥페이크를 포함한 사이버 여론 조작을 4대 단속 축으로 설정했다. 공무원이 선거운동 조직책 역할을 하거나 지역 '선거꾼'과 연결돼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고발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포털·SNS 사업자와 협력해 위법 게시물 임시 블라인드·삭제 요청, IP 추적, AI 매크로 댓글 조작 단속도 병행한다.

선언은 선명하다. 문제는 실행이다. 선거 때마다 단속을 예고했지만, 브로커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공무원 조직선거는 되풀이됐다. 정책 선거로 가야 한다는 지적은 이번에도 귓등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투표용지는 시민의 것이다. 브로커나 댓글러의 것이 아니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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