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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공 R&D데이터 자산화, 부처 분절 허물어야" 과기자문회의, 거버넌스...

그는 "미·중 정상회담에 젠슨 황,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CEO들이 참석한 것을 보며 과학기술 환경 변화 속도가 우리가 가닥을 잡기 힘들 정도로 빨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공공 R&D데이터 자산화, 부처 분절 허물어야" 과기자문회의, 거버넌스...

지난 19일, 공공 R&D 데이터 전략자산화 논의

데이터 확보와 표준화, 정제, 거버넌스 문제 제기

"AI시대 경쟁력, 독점적 데이터 가장 중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19일 2회 자문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도 온라인으로 공개됐다.[사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영상 갈무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공공 연구개발(R&D) 데이터를 국가 전략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중심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 필요성도 제안했다. AI를 단순 기술 활용 차원을 넘어 국가 연구 인프라와 경제안보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핵심 축으로 본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19일 제2회 자문회의를 열고 ‘공공 R&D 데이터 전략 자산화를 통한 AI 기반 연구개발 체계 전환’을 제1호 안건으로 상정·논의했다. 회의는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재적위원 12명 가운데 11명이 참석했다.

이경수 부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미·중 정상회담 사례를 언급하며 글로벌 과학기술 패권 경쟁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에 젠슨 황,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CEO들이 참석한 것을 보며 과학기술 환경 변화 속도가 우리가 가닥을 잡기 힘들 정도로 빨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임팩트를 주는 것은 AI"라며 "AI가 우리 삶에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인력, 컴퓨팅 파워, 에너지 공급 체계 같은 기반 인프라와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문제와 국가 중요 체계 재편 필요성까지 직접 언급하며 AI를 국가 대전환 의제로 규정했다.

이번 회의 핵심 안건은 ‘공공 R&D 데이터 전략 자산화’였다. 발표를 맡은 장병탁 위원은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과 유럽연합(EU)의 ‘커먼 유로피언 데이터 스페이스(Common European Data Spaces)’를 사례로 들며 주요 국가들이 공공 R&D 데이터를 AI·슈퍼컴퓨팅과 결합해 국가 전략 인프라로 전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가 분야별 데이터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정책 목적 중심의 개별 운영에 머물러 데이터 연계와 통합 활용 구조는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장 위원은 "공공 R&D 데이터를 AI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정비하고 국가 문제 해결형 데이터 연계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공공 R&D 데이터 통합 관리 체계 구축 △국가 문제 해결형 데이터 패키지 설계 △국제 데이터 연대 및 공동 활용 기준 마련 △연구성과 관리 체계 전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또 전략 분야 데이터는 단순 개방 차원을 넘어 도메인 전문가와 데이터·보안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동활용 기준과 데이터 보안 체계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원들은 토론 과정에서 데이터의 표준화와 정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윤희준 위원은 "국가에 공공 데이터는 많지만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의료 데이터처럼 병원 간 사일로(silo)를 허물고 연구자·산업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국가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먼저 정하고, 그 문제 해결에 필요한 데이터를 설계하는 탑다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원경 위원은 데이터 ‘정제’와 ‘표준화’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표준화되고 정제된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사용자들이 실제 필요한 데이터 형태를 먼저 정의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진희 위원은 "과학 데이터에는 지적재산권과 소유권 문제가 얽혀 있다"며 "완전 공개와 연구자 간 공유 단계를 구분하는 활용 규칙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이 연구자들의 또 다른 행정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성동 위원은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는 연구 과정에서 생성된 원천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정리·취합하는 작업이 결국 연구자들의 추가 업무가 될 수 있다"며 "인센티브와 동기부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수 부의장은 "과거에는 보고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중심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문서 작업은 줄이고 AI 활용 중심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복철 위원은 공공성 논리를 제시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수행한 연구라면 생산된 데이터 역시 기본적으로 국가 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공공 R&D 데이터 전략자산화는 단순 인센티브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연구철학의 문제"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미국 제네시스 미션 사례도 집중 언급됐다. 이경수 부의장은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는 이미 글로벌 AI 기업들이 대부분 학습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가진 독점적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망 운영 데이터, 건강보험 데이터 같은 공공 데이터는 AI 시대 국가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은 대통령 명령 수준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법과 제도를 통해 더 민주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데이터 주권·보안·국제협력 기준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공공 데이터 의제 외에도 AI 시대 인재 양성과 에너지 전략 논의가 함께 이어졌다.

이승복 위원은 ‘AI 시대 청년 과학기술 인재 전주기 육성 전략’을 설명하며 AI가 연구 설계·데이터 분석·논문 작성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활용 확대와 함께 인간 과학자의 역할과 책임도 재정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짜 논문 증가 △과학자 간 협업 감소 △교육 현장의 인간적 상호작용 약화 등을 우려하며 "AI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과학 연구의 긍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인재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렬 위원은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그동안 정부가 수행해 온 공공 R&D의 범위와 정의, 체계화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에너지 분야 발표에서 김복철 위원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AI 주권 확보를 위해서는 에너지 안보와 전력망 자체를 국가 전략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SMR·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 △AI 기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AI 클러스터 △수도권·비수도권 전력 재배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말미에 윤희준 위원은 전략기술 거버넌스와 관련해 "미국은 대통령 직속, 프랑스는 총리 직속, 일본과 독일 역시 총리실 중심으로 국가 중요기술을 관리하고 있다"며 "국내 중요기술 관리 체계 역시 부처별 분절 구조를 넘어 통합 컨트롤타워 체계로 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경수 부의장은 "AI와 에너지는 현 정부 대변혁의 두 축"이라며 "하반기에는 이를 체계화하는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3회 자문회의는 7월 셋째 주 서울 KT빌딩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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