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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고려아연 임시주총 앞두고 배임 의혹 재점화…금감원·증선위 엇갈린 이유

다음 달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를 통한 회삿돈 유용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앞두고 배임 의혹 재점화…금감원·증선위 엇갈린 이유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를 통한 회삿돈 유용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금융감독원이 한때 최 회장 등의 배임 혐의를 검토했던 정황 등을 근거로 배임의 사실관계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고려아연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미확정 자료를 주총을 앞두고 여론전에 악용하는 행위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고려아연이 회계기준 위반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주요 회계처리 내용은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미기재 △원아시아펀드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손상차손 과소계상 △종속회사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영업권 등 손상차손 과소계상 등이다.

이 가운데 임시주총을 앞두고 특히 문제시된 위반 행위는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미기재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일가가 투자한 기업 4곳(아크미디어, 슬링샷스튜디오, 비스포크랩, 하이헷)에 회삿돈을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를 통해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이들 회사는 모두 중소 드라마·연예·콘텐츠 제작사로 고려아연의 본업인 제련업과는 이렇다 할 연관이 없다. 최 회장이 사적으로 투자한 회사에 고려아연도 투자했다면 특수관계인 거래로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해 주주들에게 공시해야 하지만 고려아연은 이를 누락한 사실이 금감원 회계감리 결과 드러났다.(

▶본지 3월17일자 A1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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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금감원이 고려아연 회계처리기준 위반 조치안을 마련하며 최저지적금액(중요성 기준금액) 미달 조치 특례를 이례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자산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경우, 금액 비중으로 중요성을 따지면 수백억~수천억원대의 고의적 회계위반은 '비율상 미달'로 분류돼 가벼운 제재에 그치는 맹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금융당국은 회사 규모에 따른 중요성 기준금액에 미달하더라도, 비자금 조성·횡령·배임·불공정거래 등과 관련된 고의 위반액이 절대금액(50억원 이상)을 넘을 경우 중징계를 부과할 수 있도록 특례를 신설했다. 해당 특례를 적용한 금감원은 최 회장 등 경영진이 배임죄를 저질렀다고 선행 판단하고 예외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의 사전통지서를 올초 송부했다. 고려아연에 해당 특례를 적용한 것은 양정기준 개정 7년 만에 최초의 사례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의'로 잠정 판단한 금감원의 조치안은 회계처리 위반 관련 제재 여부와 수위에 대한 의결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증선위의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가 배임죄 부분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리위원들 대다수는 '검찰 기소 등 사법 당국의 판단 없이 배임죄를 선제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감리위 심의가 고의적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자 증선위 역시 중과실 회계위반으로 결론 내렸다.

영풍·MBK는 최 회장의 배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증선위가 고려아연 경영진의 배임 혐의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판단을 위한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일뿐, 사실관계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이달 초 공개된 증선위 의사록과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의 횡령 혐의 관련 수사·재판 관련 기록 등에서도 동일한 사실관계가 확인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영풍·MBK는 해당 기록을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여론몰이에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에 대해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미확정 자료’"라며 "대법 판례가 경계한 ‘미확정 소송기록의 왜곡·남용’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확정 자료를 주총을 앞두고 여론전에 악용하는 것은 주주와 시장을 오도할 수 있는 중대한 사실 왜곡이자 여론 호도 행위"라고 덧붙였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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