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사옥 / 사진편집=업코리아뉴스
최근 정기 주주총회와 4월 초 법적 판단을 기점으로 고려아연의 시장 내 위상은 뚜렷한 전환 구간에 들어섰다.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핵심 의결권 관련 판단에서 현 경영진의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반영해온 ‘
지배구조 리스크 할인’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국면에 진입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 11조원 규모 핵심광물 프로젝트, 자사주 소각 및 주주환원 정책,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까지 동시에 작동하면서 고려아연은
“리스크 기업에서 프리미엄 기업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곡점”
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불확실성 축소…리스크 할인 해소의 출발선
최근 고려아연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리스크의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 시장은 경영권 분쟁을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인식하며 기업가치에 구조적 할인 요인을 반영해왔다. 특히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법적 공방은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 판단에서 기존 경영진의 의사결정 구조가 유지되는 방향으로 흐름이 정리되면서, 최소한 단기적으로 지배구조 급변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신호가 시장에 전달됐다. 이는 단순한 사건 하나의 종료가 아니라,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기준이 바뀌는 계기다.
자본시장에서는 “불확실성”보다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고려아연은 이번 국면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곧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축소되는 구조적 출발점을 의미한다.
11조 미국 프로젝트…‘성장 프리미엄’의 실체화
리스크 축소와 동시에 고려아연은 성장 스토리를 실체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약 11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전략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단순한 생산시설 증설이 아니다. 아연, 니켈, 구리 등 총 13개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2027년 착공, 2029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한다. 이는 중장기 매출 및 현금흐름 창출 시점을 명확히 제시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 중요한 점은 이 프로젝트의 위치다. 미국 현지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고려아연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축으로 편입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정책과 연결된 성장”이라는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기존 제련업이 경기 민감 산업으로 분류되며 낮은 멀티플을 적용받았다면, 핵심광물 공급망 기업은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다. 고려아연은 바로 이 산업 분류 자체를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환원 확대…‘밸류업’의 실제 실행
성장 서사만으로는 프리미엄이 완성되지 않는다. 자본시장은 성장과 함께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요구한다. 고려아연은 최근 공시를 통해 자사주 약 204만주 전량 소각을 완료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선언이 아닌 실행으로 증명했다.
또한 총주주환원율 200% 이상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결합한 중장기 자본 배분 전략을 명확히 했다. 이는 단기적 배당 확대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이러한 정책은 기업의 성격 자체를 바꾼다. 과거 제조업 기반 기업들이 “성장 우선, 환원 후순위” 전략을 취해왔다면, 고려아연은 성장과 환원을 동시에 설계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이는 중요한 신호다. 단순히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그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지까지 설계하는 기업으로 재평가되기 때문이다.
오너 리스크에서 ‘오너 실행력’으로 재해석
이번 전환 구간에서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오너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다. 최윤범 회장은 미국 프로젝트 출범식에 직접 참여하고, 핵심 사업을 회장 직속으로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행보가 아니다.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서 오너가 직접 책임을 지고 실행을 주도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는 오너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오너의 존재가 기업가치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는 구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리스크로 인식되던 요소가 프리미엄 요인으로 전환되는 순간, 기업의 평가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련기업에서 ‘전략광물 플랫폼’으로 구조 전환
사업 구조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기존 아연 제련 중심에서 벗어나 희소금속, 2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IT 계열사의 AI 기반 운영체계 전환까지 더해지며, 단순 제조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자원·소재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제품이 아니라 구조다. 특정 금속 가격에 의존하던 사업에서 벗어나, 다수 금속과 공급망을 통합 운영하는 구조로 이동하면서 수익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 현금흐름 기반을 확보하는 방향이다.
이는 곧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다.
전환의 본질…단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 변화
현재 고려아연의 변화는 단일 이벤트가 아니라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최근 법적 판단을 계기로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서 시장이 반영해 온 리스크 요인이 축소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어 회사는 미국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며 향후 사업 확장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정책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면서, 이익 창출뿐 아니라 자본 배분 측면에서도 주주가치를 고려하는 구조가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리스크 완화 이후 성장 전략이 구체화되고, 다시 주주환원 정책이 결합되는 순차적 흐름이 형성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를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구간 진입, 이제는 실행의 시간
고려아연은 분명 전환 구간에 진입했다. 다만 이 전환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국 프로젝트의 실제 착공과 수익화,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성, 지배구조 리스크의 추가 해소 여부 등이 이어져야만 프리미엄은 확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변화가 있다. 고려아연은 더 이상 “리스크가 먼저 언급되는 기업”이 아니라, “구조 변화와 성장 전략이 먼저 거론되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본시장은 이 변화를 이미 읽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전환이 일시적 흐름인지 구조적 변화인지에 대한 시간의 검증이다.
이번 경영권 관련 판단 관련 질의에 고려아연 측은
"최근 대법원 판단을 통해 주주총회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이 확인되면서 경영 안정성과 전략 추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으며, 추가 사안은 예측이 어렵다"
고 설명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관련 질의에 사측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규모와 시점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고 총주주환원율은 연간 기준으로 2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 프로젝트 및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질의에는
"향후에도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중심의 중장기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며 미국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총 74억달러 규모 투자로, 올해 부지 조성 후 2027년 착공, 2029년 단계적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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