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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지넷 기고-전문가 제언] 정창욱 "지역신문 공적 지원 체계 필요하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뉴스 서비스를 통해 관심분야의 뉴스를 소비하는 게 당연시되는 사회에 살지만 국외로 눈을 돌려보면 대부분 국가에서는 디지털 공간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 우린 언론사의...

[경지넷 기고-전문가 제언] 정창욱 "지역신문 공적 지원 체계 필요하다...

“요즘 시대 누가 지역신문을 본다고?” 필자가 '자치분권시대 경기도 지역신문 실태와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연구해보겠다고 고민할 때 주변 사람 반응이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뉴스 서비스를 통해 관심분야의 뉴스를 소비하는 게 당연시되는 사회에 살지만 국외로 눈을 돌려보면 대부분 국가에서는 디지털 공간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 우린 언론사의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다 보니 포털 중심의 기이한 뉴스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비록 예전보다 개선됐다고 하지만 언론사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제목과 기사들을 앞다투어 생산한 것도 뉴스소비자들의 포털중심 이용 패턴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 포털이 강력한 뉴스 중개자로 뉴스 생산과 유통이 분리되는 뉴스생태계를 구조화한 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포털중심의 뉴스 유통 환경은 지역신문, 지역언론의 직접적 위기를 초래했다. 지역지 기자들은 질 좋은 기획기사나 특종을 보도해도 포털뉴스에서 노출조차 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지역 언론사들의 포털 입점 어려움을 통해, 전국지와 지역지가 동일 시장 내에서 경쟁하는 구조를 통해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최근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과 확산, 생성형·자율형 AI가 이끄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포털 뉴스 서비스의 위상 변화가 감지되고 있고 지역언론은 포털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디지털 시대의 급격한 기술 발전은 민주주의와 저널리즘에 전례 없는 변화와 위협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측된다. 다가올 20~30년 동안 더욱 고도화될 인공지능(AI) 기술은 허위·조작정보와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왜곡할 가능성과 AI 알고리즘 편향과 시민의 판단 자율성을 훼손하고 시민 참여와 책임이 배제된 새로운 감시사회의 출현 등 민주주의의 근간인 '건강한 공론장'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스웨덴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처음으로 권위주의 국가(91개)가 민주주의 국가(88개)보다 많아졌으며, 45개국에서는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로 후퇴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2025년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가 붕괴 직전까지 갔던 한국을 권위주의화의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민주주의가 역주행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표현의 자유 또는 언론의 자유도 역주행한다는 것이다. 독재자들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행위는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일이라는 사실은 지난 윤석열정권이 잘 보여줬다. 비판적 언론의 기능을 잘 수행한 몇몇 레거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존재는 내란집단으로부터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데 일조했으며 지역언론과 지역기자들 또한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언론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생존 기반 탓에 본연의 감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지역신문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신문의 역할과 가치를 지역사회의 중요한 의사소통 도구이자 지역사회의 감시와 견제, 주민들의 여론을 형성하고 전달하는 통로이자 지역 자치분권과 균형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아젠다를 지속해 제시하고, 지역민들의 참여 장을 마련하는 등 지역 공동체 회복의 구심점이라고 제시한다. 그러나 지역신문생태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역의 유능한 인재들은 더 나은 처우와 성장 기회를 찾아 서울의 언론사로 이동하고, 지역신문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지역신문 기자들은 취재부터 기사 작성, 사진 촬영, 온라인 업로드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과노동에 시달리게 됐다. 이는 심층적인 기획이나 탐사보도에 투입할 시간과 자원을 잠식하고,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받아쓰기 저널리즘'을 양산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지역신문 종사자의 낮은 처우 → 지역 인재의 외면 → 지역신문 품질 저하 → 지역사회 외면'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치명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낮은 임금과 과도한 업무량, 불투명한 미래는 언론인을 꿈꾸는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지역신문을 외면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취재 인력의 전문성 저하와 기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역 사회의 현안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중앙 언론의 뉴스를 답습하거나 흥미 위주의 단발성 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지역신문은 점차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신뢰를 잃게 된다. 지역 사회와의 유대가 끊어진 지역신문은 더 이상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통합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정보지'로 전락하며 고립된다. 지역신문의 위기가 시장의 실패와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공의 개입과 지원은 필수적이다. 현재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에 근거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지역신문발전기금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 이 제도는 우선지원대상사를 선정해 기획취재, 교육,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하며 지역 저널리즘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현행 지원 제도를 보완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건강한 뉴스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공적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창욱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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