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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상시론]AI가 채점하는 시대,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러나 인공지능(AI)이 교육에 도입되면서 평가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시험이 끝난 뒤 결과를... 그러나 AI 기반 학습 시스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학생이 문제를 풀자마자 "정답이 아니야. 다시 생각해...

[경상시론]AI가 채점하는 시대,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결과 아닌 과정중심 평가 변화

AI가 학습데이터 분석·피드백

교사는 학생 정서·맥락 이해를

▲ 홍광표 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교수 울산형유아교육·보육혁신지원사업단 울산늘봄누리센터장

요즘 학교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평가 방식’이다. 과거에는 시험을 보고 점수를 매기고 틀린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평가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 교육에 도입되면서 평가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시험이 끝난 뒤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즉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다가 틀린 답을 선택했다고 가정해 보자. 기존 방식에서는 시험이 끝난 뒤 채점된 시험지를 받고 ‘틀렸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AI 기반 학습 시스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학생이 문제를 풀자마자 “정답이 아니야. 다시 생각해 볼까?”라는 메시지가 나타날 수 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이 문제는 곱셈을 먼저 계산해야 해”와 같은 설명이 제공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한 번 더 도전해 보자”라는 격려 메시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AI는 단순히 정답을 채점하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과정 속에서 다양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수업에서 학생들은 정답 여부를 알려주는 피드백뿐 아니라, 왜 틀렸는지를 설명해 주는 피드백을 특히 유용하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설명형 피드백에 대한 수용률은 약 85%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학생들은 “왜 틀렸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통적인 평가가 ‘결과 중심 평가’였다면, AI 기반 평가는 ‘과정 중심 평가’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문제를 틀렸을 때 단순히 감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학습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 새로운 평가의 역할이 되고 있다. 운전면허 시험을 생각해 보자. 시험이 끝난 뒤 “불합격입니다”라는 결과만 받는 것과, 운전 중에 “지금 차선이 조금 흔들리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실수를 바로 수정하며 더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AI 기반 학습 시스템도 바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긴다. 그렇다면 AI가 평가와 피드백을 담당하는 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정답률이나 반응 시간을 분석할 수 있지만, 학생이 왜 그 문제를 틀렸는지, 지금 어떤 감정 상태인지, 학습 동기가 떨어진 이유가 무엇인지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연구에서도 AI 피드백이 학습을 돕는 데 효과적이지만, 정서적 메시지가 기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따라서 미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와 교사의 협력’이다. AI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교사는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학생의 정서와 맥락을 이해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는 마치 병원에서 의사와 의료기기가 협력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MRI나 CT 같은 장비는 환자의 몸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지만, 최종적인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의사다. 교육에서도 AI는 강력한 분석 도구이지만, 학습을 이끄는 중심은 결국 교사와 학생이다.

앞으로 교육은 시험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에서, 학습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이다. AI는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에게 있다. AI가 평가를 돕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학생의 성장을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홍광표 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교수 울산형유아교육·보육혁신지원사업단 울산늘봄누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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