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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상시론]AI 전환시대, 교육 AX가 필요하다

다양한 AI 에이전트로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2022년 ChatGPT 공개 이후 교육에 AI를 적극 활용해 왔고, 제자들에게 그 가능성을 거듭 강조한 탓에 "교수님은 AI를 너무 강조하신다...

[경상시론]AI 전환시대, 교육 AX가 필요하다

암기교육에서 AI 협업 체계 전환

울산, 교육 AX 실험도시로 성장

인간 중심 교육철학 재정립 필요

▲ 이규백 울산대학교 교수 울산공간디자인협회장

대학에서 교육자로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지금, 컴퓨터 코딩을 배운 적 없는 내가 바이브 코딩(Vibe Coding)으로 공간을 설계하고, 다양한 AI 에이전트로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2022년 ChatGPT 공개 이후 교육에 AI를 적극 활용해 왔고, 제자들에게 그 가능성을 거듭 강조한 탓에 “교수님은 AI를 너무 강조하신다”라는 강의평가를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AI의 발전 속도를 직접 체감하고 나면, 머지않아 상상조차 못 했던 세계가 펼쳐지리라는 것을 의심하기 어렵다.

지난해 이 지면에서 AI 시대 교육의 가치를 논했을 때만 해도 생성형 AI는 놀라운 새 도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세상은 전혀 다른 차원에 들어섰다. AI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존재가 되었고, 인간이 일하는 방식과 사회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다시 쓰이고 있다.

전(前) 구글X의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모 가댓(Mo Gawdat)은 2027년을 인류의 분기점으로 지목한다. 그 해를 기점으로 AI가 고용과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12~15년의 전환기가 시작된다는 경고다. 이미 신입 채용은 대폭 감소했고, 반복적·분석적 업무는 빠르게 AI의 영역이 되었다. 이것은 기술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노동과 존재 방식을 뒤흔드는 문명적 전환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배움의 목표도 흔들린다. AI의 파도가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교육의 문제인 이유다.

지금 산업계에서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 즉 산업 AX 논의가 한창이다. 기업들은 AI를 업무 도구로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과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미래 자산인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 AX’ 논의조차 찾기 어렵다. 학교에 AI 도구를 보급하고 대학이 특강을 개설하는 것은 AX가 아니다. 교육 AX는 교육과정이나 평가 방식을 손보는 수준의 일이 아니다. AI 시대에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노동의 의미가 흔들리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사회적 합의를 먼저 이루고, 그 위에서 배움의 목적과 구조, 그리고 방법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배움의 시간표가 과거의 속도에 머문다면, 우리는 언제나 한 걸음 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3~5년이 아이들뿐 아니라 청년과 중장년의 미래를 함께 결정한다. 그렇다면 교육 AX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세 가지 방향을 짚어본다.

첫째, 교육과정을 AI 시대의 언어로 다시 써야 한다. 정답을 외우는 교육에서 질문을 던지고 AI와 협업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AI 문해력·데이터 해석 능력·디지털 윤리는 유아부터 노년까지 모든 세대의 기초 소양이어야 한다. 교육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사이 울산시민은 뒤처진다. 지자체와 교육청의 민첩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가르치는 사람을 교육 AX의 설계자로 세워야 한다. 교육자가 단순히 AI 도구의 소비자에 머물러선 안 된다. 교육자를 위한 AI 특화 연구년을 제공하고, 대학의 산학협력을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며, 평생학습 기관 교육자를 위한 AI 기반 재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

셋째, 울산의 AI 인프라를 교육 AX의 실험장으로 삼아야 한다. SK텔레콤과 AWS가 7조원 규모로 건립 중인 비수도권 최대 AI 데이터센터가 울산에 들어선다. 이 기반을 지역 학교·대학·시민 학습공간과 연계해 학생도 직장인도 은퇴자도 AI를 배우고 활용하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울산만의 가능성이다.

이 변화의 속도에 떠밀려 잊지 말아야 할 중심이 있다. AI가 지식의 생산과 실행을 대신할수록, 교육은 역설적으로 인간다움의 영역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 흙을 만지고 바닷바람을 맞는 경험, 한 편의 시에 가슴이 뛰는 감동.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이 감각들이 우리 모두의 마지막 뿌리다. 디지털의 잎이 풍성해질수록 아날로그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모 가댓은 AI의 파도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한다. 산업 AX가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면, 교육 AX는 인간의 존엄과 미래를 디자인하는 일이다.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곧 선택할 자리조차 남지 않는다.

이규백 울산대학교 교수 울산공간디자인협회장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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