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지역 정치권, 수년째 정부에 “국가계획 반영” 촉구만
3조1천억 달하는 대규모 사업
비용대비 편익·예상 교통량 등
객관적 핵심자료 공개 ‘미흡’ 지적
사업성·경제성 검증 필요성 대두
3조1천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사업이 국가계획 반영 여부를 놓고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3조1천억원 규모의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사업이 국가계획 반영 여부를 놓고 답보 상태다. 경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수년째 정부에 사업 반영을 촉구하고 있지만 경제성 분석 결과와 교통수요 등 핵심 자료는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경산시 진량읍에서 청도·경주를 거쳐 울산시 언양읍까지 약 50㎞를 잇는 왕복 4차로 도로다. 경산시는 기존 우회 노선보다 이동거리는 약 23㎞, 통행시간은 16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산 자동차부품산업과 울산 완성차산업을 연결해 물류비를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3조1천억원을 투입할 만큼 경제성이 있느냐다.
지난해 사전타당성평가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경제성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내용이 전해졌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경산시와 경북도는 물류비 절감과 생산·고용 유발효과를 강조하지만 사업 타당성을 가늠할 B/C와 예상 교통량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업성을 검증하려면 하루 예상 교통량과 화물차 비중, 통행료를 반영한 수요,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주변 노선에서 전환될 차량 규모 등을 확인해야 한다. 기존 노선의 차량을 분산하는 데 그친다면 투자 필요성이 약해질 수 있다. 반면 신규 산업·물류 수요가 충분하다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
생산·고용 유발효과와 경제성은 별개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더라도 그것만으로 고속도로 건설의 경제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수조원대 효과’라는 홍보만으로 사업 타당성을 입증할 수 없는 이유다.
경산시는 기본구상 용역과 국가계획 반영 건의를 추진하고 경북도·울산시와 공동 대응해 왔다. 시민 서명운동을 벌였고, 지역 국회의원도 중앙부처를 찾아 사업 반영을 요청했다. 그러나 올해도 정부에 반영을 촉구하는 데 머물고 있다.
국가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이유가 중앙정부의 판단 때문인지, 지역이 사업성과 경제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가계획 반영은 경제성·교통수요·재정 여건과 다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했다’는 설명만으로 끝낼 수는 없다. 3조원이 넘는 국책사업을 요구한다면 사전타당성평가 결과와 B/C 산출값, 연도별 예상 교통량과 화물차 통행량, 통행료 반영 수요, 총사업비 세부 내역, 기존 고속도로와의 중복성 등을 공개해 사업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지역 주민들은 “정치인의 의지만으로 3조1천억원짜리 고속도로를 건설할 수는 없다. 왜 필요한지를 넘어 왜 그만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지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며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한 지 2년 넘게 지난 만큼 이제는 얼마나 뛰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얻었고, 사업이 실제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