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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남도 '적극 행정' 현장에 공무원이 있었다

또 경남도는 향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행정으로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행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민 생활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경남도가 쏘아 올린...

경남도 '적극 행정' 현장에 공무원이 있었다

박재근 대기자

자치단체의 적극 행정과 혁신 목적은 수상 실적이 아니다. 도민이 체감하는 삶의 변화다. 앞으로도 도민 삶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 과학 행정으로 도민 삶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경남도의 울림은 공무원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사례를 담아내고 있다. 경남도 적극 행정은 정부가 전국 243개 행정 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평가 결과,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지방정부 혁신 분야에서는 '경상남도 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사례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조직문화 개선 부문에서도 2년 연속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경남도의 이 같은 수상은 대통령과 정당을 달리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일 잘하는 경남'이 더 돋보인다.

반면, 영혼이 없다. 바람이 불기도 전에 드러눕는다는 등 정권 교체·정치 압력 속에서 공무원이 재량권을 잃고, 정치적 중립과 소명의식이 약해진다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는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화나게도 달래기도, 더럽히기도 정화하기도, 거칠게 하기도 세련되게 하기도 하는 지속적이고 꾸준하고 변함없고 인지하기 힘든 작용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 소신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대표적 사례는 문재인 정부 때 선정된 신공항 건이다. 가덕도는 세계 최고 전문기관 프랑스 항공공단의 용역 결과, 안전 경제적 측면에서 밀양 신공항 건설에도 뒤진 꼴찌였는데도 적지로 선정돼 매표공항(買票空港)이란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환경영향 평가는 물론, 안전시공 문제로 착공 지연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시 국토부 공무원은 국회에 제출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검토 보고서'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찬성은 공무원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놓고 반대 의견을 냈다. 대통령 한마디에 멀쩡한 원전까지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공무원의 나라에서 놀랄 만한 일을 넘어 사건이었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비용이 7조 5000억원이라는 부산시 입장에 맞서 "접근교통망 확충,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추는 비용을 고려하면 사업비가 모두 28조 6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보고서에서 "직무유기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유기한 경우"라며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착공도 전에 일각에서 안전 환경 문제 등을 지적하고 근본적으로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의 한마디에 공무원들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이 달린 나라에서 영혼이 없기는커녕, 적극적인 행정의 일단은 정권 심장을 겨눈 아름다운 반란이어서 오늘까지 회자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남도 관련 공무원은 국토부 회의에서 밀양 신공항 유치 주장은커녕, 되레 부

산 가덕도 입지 선정에 도움을 줬다는 등 내부 반발로 이어졌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밀양이 앞선 용역 결과를 덮은 고위직 공무원 처세술에 대해 '영혼은 사치이고 생존술'이 더 중요했는지 '이럴 수 있느냐?'는 말을 남겼다.

당시 도민 반발에도 권력에 의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 선정될 경우, 경남도 고위직과 공무원들이 건교부 직원 같은 반향이 반발로 이어졌다면, 현안 하나쯤은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남권 하늘길을 가덕도에 빼앗긴 경남은 철길마저 사각지대에 갇힌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오지다. 따라서 철길 변방 경남은 '동대구∼창녕∼함안∼창원∼가덕도로 연결되는 철길신설이 현안이란 점에서 '도민(공무원) 목소리가 청와대'까지 울릴 기회를 걷어찬 결과를 낳았다. 그 현안 해결을 위해 현 경남도가 발 벗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시, 경남의 역사에 오욕을 남긴 경남도와 그 공무원들로 인해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한 하늘길 경남(밀양)은 싹 지워졌다. 이 같은 경남도 '흑역사 행정'이 지난 과거의 경남 도정 역사라면, 현재, 경남 도정 운용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적극 행정'의 현장, 일 잘하는 지방정부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사례로는 경남도가 추진한 '농촌 마을 골든타임 길라잡이'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농촌 마을 239곳에 대해 이동 경로와 대응체계를 구축, 그 결과 실제로 소방차 현장 도착은 기존 대비 40% 이상 단축됐다. 위험 감내가 아닌, 사전에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행정의 표본이 됐다.

복지·금융의 적극 행정은 4050 세대가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5년, 이른바 '소득 공백기'에 노후 빈곤의 뇌관이 없도록 사다리를 놓았다. 도민이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월 8만 원을 내면 도가 월 2만원을 얹어주는 '경남 도민연금'을 최초로 도입했다. 연 2% 복리를 가정하면 10년 후 적립금은 약 1300만원. "8만원의 기적"은 1만명 모집이 단기간에 마감됐다.

이같이 소득 공백기 문턱에 남게 될 도민을 혼자 두지 않고 도가 먼저 사다리를 놓은 방식이 정책 대전환이다. 경남은 이미 경제·인구·문화 지표에서도 잇따라 반등을 이루고 있다. GRDP 비수도권 1위, 총인구 비수도권 1위 탈환, 출산·혼인 지표 회복, 문화·여가생활 여건 변화 전국 1위. 이 숫자들의 공통점은 책상 뒤에서만 작성된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을 확인하는 각성과 결단이 있었다는 점이다. 행정이 닿는 모든 영역에서 '도민을 위한 현장 중심'이라는 일관된 방향성에 있다.

경남의 '적극 행정'은 예외적 미담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표준이 되길 바란다. 또 경남도는 향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행정으로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행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민 생활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경남도가 쏘아 올린 이 적극 행정의 신호탄이 응급의료를 넘어 복지와 금융, 산업과 교육 전반으로 확산해,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공무원)행정이 변하면 도민의 삶과 지역의 운명이 함께 바뀐다는 사실을, '웅도 경남'이 이를 확실하게 증명해 준 대표적 사례다.

공무원의 빗나간 출셋길은 이를 보고 의로움을 잊는 견리망의(見利忘義)에 수레가 엎어졌다. 그러나 자신이 탄 수레만은 엎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세상은 늘 시끄러웠다. 이를 두고 공자는 "이를 보고든 의를 생각하라"고 경계했었다. "공직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도 옛것에 비추어 오늘의 해법을 구한, 고금통의(古今通義)에 비춰 보면 엎어지지 않을 것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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