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 73% 생존자금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8 [사진공동취재단]
경남지역 기업이 설비투자보다 운영자금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돼 기업 금융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내 기업심리는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지만, 실제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경남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지난해 4분기보다 1조 8619억 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9616억 원, 가계대출은 8391억 원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7016억 원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73%를 차지했다. 대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출 규모를 확대한 셈이다.
특히 예금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시설자금은 2196억 원 증가한 반면 운전자금은 5665억 원 늘어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컸다. 도내 기업이 공장 신설이나 설비 확충 같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보다 원자재 구입과 인건비 지급, 운영비 마련 등 당장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돈을 빌렸다는 의미다. 투자 확대보다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둔 모습인데, 앞으로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이 늘어나면 투자 위축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도내 기업이 체감하는 자금 사정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5월 기업경기조사에서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05.1, 비제조업 CBSI는 100으로 기준선(100)을 회복하거나 웃돌았다.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경남도민일보DB
반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자금사정은 제조업 73, 비제조업 69에 그쳤다.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기업들은 자금 조달 여건을 여전히 어렵게 인식했다. 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실제 현장의 자금 사정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경영 애로 요인도 뚜렷했다.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30.7%), 내수 부진(17.7%), 인력난·인건비 상승(14.8%)을 주요 부담으로 꼽았다. 비제조업 역시 인력난·인건비 상승(22.6%)과 내수 부진(19.1%)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목했다. 자금 부족을 경영 애로 요인으로 꼽은 응답도 전월보다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기업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지만 물가와 환율,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 금통위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내년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3.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도내 예금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운전자금 증가 폭이 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컸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경남은 조선·기계·자동차부품 산업 비중이 높고 대기업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중소 제조업체가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구조다. 자체 자금 조달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협력업체는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 변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60원을 돌파하며 국제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 주식 매도와 고유가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올해 기업은 투자 확대보다 경영 안정과 운영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중소기업 수익성 악화는 심화해 투자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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