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이상 청원' 하루 새 답변
통상 30일 이내서 최단 기록
예외 조항 빌미로 종료 논란
정가 “여론 확산 차단용” 비판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3만명 이상 도민 동의를 얻은 '추미애 도지사 사퇴' 청원의 답변을 위한 절차를 생략하고, 하루만에 답변을 해 논란이다. 도민의 목소리를 '판단 여지가 없는 청원'으로 분류해 절차에서 제외했다. 이번 청원은 도의 재정 기조 방향성, 미래 대응 역량, 민생사업 문제 등 다방면에 걸친 구체적 근거를 담고 있었다.
16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청원은 운영 및 처리 지침에 따라 관리된다. 도민청원제는 단순 민원이 아닌 국민 기본권을 보장하고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로, 소통을 위해 6개 단계의 심층 검토 과정을 거친다.
청원이 시작되면 30일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친다. 10일 이내 5000명 이상(기관 무관 9000명 이상) 동의 시 관련 부서 사전회의를 열어 법령 검토 및 부서 처리 의견서 등을 작성해야 한다. 처리부서 지정 후 청원심의회 개최를 요구하면 주관부서는 심의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처리부서는 답변서 등을 작성해 도지사에게 보고하고 최종 게재하기까지 3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민선 9기 들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성립된 청원은 총 8건이다. 이미 답변이 완료된 청원은 4건(사퇴 청원 제외)으로, 처리까지 보통 한 달가량 걸렸다.
대표적으로 ▲경기남부광역철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1만1926명 동의·7월 12일 성립 → 8월 11일 답변) ▲경기남부광역철도 경기도 민선9기 핵심정책 포함(1만408명 동의·7월 26일 성립 → 8월 25일 답변) ▲신분당선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연장 조속한 추진(1만1870명 동의·7월 31일 성립 → 8월 31일 답변)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요청(1만297명 동의·8월 1일 성립 → 8월 31일 답변) 등이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청원도 3건이다.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정상화를 위한 경기도의 개입과 대책 마련 요청 청원은 8월 20일 요건이 성립됐다. 1만612명이 동의했으나 아직 답변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폐지 반대(2만1936명 동의·9월 10일 성립), 지하철3호선 파주연장사업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1만1238명 동의·9월 11일 성립) 등도 대기 상태다.
반면 지난 14일 오후 5시30분 3만775명의 동의를 얻어 성립된 '추미애 도지사 사퇴 청원'은 하루도 지나지 않은 15일 오전 9시30분 답변 완료 처리됐다. 성립 후 단 16시간 만으로, 민선 9기 1만명 이상 동의 청원 중 최단시간이다.
이 과정에서 정식 절차인 관련 부서 사전회의나 청원심의회가 전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이다.
도 집행부는 청원법 시행령 제15조 예외 사유 중 '청원기관의 판단 여지가 없는 경우'를 준용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정책적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실국이나 주무 부서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고, 빨리 답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의회는 도가 예외 조항을 명분 삼아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청원을 조기 종료시켰다고 비판했다.
김태희(더불어민주당·안산2) 경기도의원은 “스스로 사퇴하라는 한 줄을 빼면 도의회 5분 발언 수준의 근거를 갖춘 청원이고, 이에 3만 명이 동의한 것”이라며 “도민 목소리를 '판단 여지가 없는 건'으로 가름했다”고 지적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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