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행정 유사·중복 기능 통합
5개 실·국·10개과 폐지 등 '대폭'
실질적 성과 위주 돌파구 포석
도의회 심의 과정 진통 전망도
경기도청 조직개편안 조직도. /사진제공=경기도청
사상 초유의 재정 비상 상황과 취임 첫 국정감사 후폭풍을 겪고 있는 경기도가 조직 규모를 대폭 줄이고, 도지사 직속의 강력한 예산 통제권을 구축하는 민선 9기 첫 대규모 조직개편에 나선다.
경기도는 현행 30개 실·국 5담당관 151과인 본청 조직을 25실·국 5담당관 141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21일 입법예고한다. 이번 개편으로 본청 5개 실·국과 10개 과가 한꺼번에 사라지며 대대적인 조직 수술로 AI·반도체, 노동산업안전, 재정 등 미래 핵심 분야에 재배치한다.
이번 조직개편의 최우선 핵심은 세입 전망, 예산 편성, 공유재산 관리 등 그동안 각 부서에 파편화돼 있던 재정 관리 기능을 하나로 모으는 '재정기획국'의 신설이다.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소방 재정 빨대' 발언 파문과 세수 부족에 따른 긴축 예산 편성 공방으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추미애 지사가 조직개편을 발 빠르게 단행해 도지사 및 기획조정실 중심의 강력한 예산 통제권을 확보하고, 지출 경비 감축이라는 선제적 구조조정 메시지를 내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도는 파편화된 행정 기능을 대국체제로 묶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기존 교통국, 철도항만물류국,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교통혁신실'로 통합·격상해 광역교통 및 교통수단 간 연계 기능을 강화한다. 경제·산업 기능 역시 '경제산업실'로 통합돼 민생경제와 반도체·첨단산업을 두 축으로 운영한다. '반도체첨단산업기획관'을 신설해 반도체산업 육성에 힘을 싣고, 노동국은 '노동산업안전국'으로 개편해 노동 현장의 안전과 권익보호를 위한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반면 정치적 공방에 휩싸이거나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했던 핵심 공약 및 정쟁성 사업들은 대형 실·국 내부로 흡수돼 연착륙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과 평화협력국, 균형발전기획실을 하나로 묶어 '평화균형기획실'로 통합한다.
도시주택실과 도시개발국은 공간계획과 택지·정비를 명확히 나누는 '도시기획국'과 '주택정책국'으로 분리 조정되며, 공정경제·특사경·체납징수·행정심판을 한데 모은 '공정경제사회국', 청년 지원을 성장 단계별로 통합 지원하는 '미래세대국'도 새롭게 진용을 갖춘다.
정두석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해 칸막이를 허물고,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통합으로 확보한 역량을 미래 핵심 분야에 집중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및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개편이 국정감사에서 리더십과 소통 방식에 한계를 노출한 추 지사가 전시성 사업과 비효율적 조직을 털어내고 '재정 통제'와 '경제·교통·안전' 등 실질적 성과 위주로 돌파구를 찾으려면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도는 26일까지 입법예고를 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경기도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조직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감 기간 중 실추된 여야 협치 복원과 조직 감축에 따른 공직 사회의 동요 등 난제가 얽혀 있어, 앞으로 도의회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검증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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