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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결혼이야기] 베트남 국제결혼 성인자녀, 우리 미래의 힘으로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는 거대한 화두를 마주한 지도 어느덧 한 세대가 지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중국 동포와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이 결혼으로 국적을 취득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자녀들도 많이 태어났다.

[결혼이야기] 베트남 국제결혼 성인자녀, 우리 미래의 힘으로

이현숙 리스토리 결혼정보회사 대표 교육학 박사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는 거대한 화두를 마주한 지도 어느덧 한 세대가 지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중국 동포와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이 결혼으로 국적을 취득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자녀들도 많이 태어났다. 현재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3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그들중 만 19세 이상은 성인층은 대략 15%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의 다문화 담론은 대개 결혼이주여성의 초기 정착과 보육, 혹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시혜와 지원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만큼 풍경도, 현실도 크게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베트남 결혼이민가정 등 ‘원조 다문화 세대’의 자녀들이 당당한 청년으로, 성인으로 성장해 사회 진출을 본격화하는 때를 맞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는 바로 ‘바이컬처럴(Bicultural)’, 즉 이중문화 역량이다. 이들은 단순히 두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단계를 넘어, 두 사회의 정서와 문화를 몸으로 체득하고 자란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실제로 가까운 지인의 자녀가 좋은 사례다. 베트남 현지에서 태어나 성장한 이 자녀는 특별전형을 통해 한국의 명문대학에 진학 했고, 졸업 후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했다.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 특히 베트남 현지의 정서와 생활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은 직장생활에서 큰 경쟁력이 되었다. 한국기업의 조직문화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베트남 현지인들과 원활하게 소통할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회사에서도 유능한 인재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사례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가진 ‘바이컬처럼 역량’이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있는 자산이 될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베트남이 경제, 문화, 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핵심 동반자가 된 오늘날, 양국의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가장 완벽하면서도 역량있는 인적 자산이 이미 우리 내부에서 자라나고 있었던 셈이다. 다행이고 앞으로 큰 기대가 모아진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도 이러한 바이컬처럴 인재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초기 단계의 이중언어 교육을 넘어 다문화 청년 인재풀을 구축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이들을 베트남 현지 대학이나 기업과 연계하는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대학가 역시 이중언어 특화 장학금을 신설하고 글로벌 소통 역량을 키우는 맞춤형 교육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 대규모 거점을 둔 대기업이나 중견 무역회사들은 이들을 현지 법인의 핵심 관리자나 마케팅 전문가로 적극 채용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노력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여전히 많은 정책이 학창 시절의 일회성 캠프나 단순 언어 교육 같은 단기 처방에 머물러 있다. 대학과 기업의 연계 역시 체계적이지 못해, 청년들이 가진 폭발적인 잠재력이 실제 사회적 성과로 이어지는 통로는 여전히 좁고 험난하다. 잠재력을 재능으로, 그 재능을 다시 국가적 경쟁력으로 승화시키는 촘촘하고 세심한 사다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 미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다양한 접점을 통해 이들이 지역이나 글로벌 파트에서 역할할 수 있게 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설계하고 지원육성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 또한 이들을 단순한 ‘사회통합형 전형’의 수혜자가 아닌,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필수 인재로 과감하게 발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무의 뿌리가 깊으면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가지가 넓으면 새들이 모여드는 법이다. 한·베 다문화 가정의 청년들을 비롯한 ‘바이컬처럼’ 인재들은 우리가 세계로 더 넓게 더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게 하는 가장 든든한 날개요 힘으로도 활용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 대학과 기업은 이제 성인이 되어 사회로 본격 진출하는 이들의 바이컬처럴 역량을 미래의 동력으로 키우는 데 적극 나서는 동시에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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