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시장 8577억원으로 성장
다이아 비중 줄고 커플용 늘고
명품 반지·시계 매출 급등
통계청 기준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건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예물 주얼리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고물가와 소비 위축 상황 속에서 구매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챗GPT
혼인 건수가 반등하면서 예물 시장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소비 방식도 변화하며 전통적인 다이아 중심에서 커플·실용형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여기에 고가 명품 수요까지 확대되며 백화점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통계청 기준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건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예물 주얼리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고물가와 소비 위축 상황 속에서 구매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조사 결과 2025년 국내 예물주얼리 시장 규모는 8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물 구매 수요도 늘어 약 22만7150쌍이 예물 주얼리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와 함께 소비 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다이아몬드 예물주얼리 시장은 3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고 다이아몬드 외 제품도 4876억원으로 17.5% 늘며 동반 성장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1년 6229억원에서 2025년 3701억원으로 약 39.1% 감소하며 비중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필수로 여겨지던 다이아 예물은 선택 항목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가격 부담과 함께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구매 방식 역시 달라졌다. 신부 중심이던 소비에서 벗어나 커플이 함께 착용하는 형태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이아 예물에서 신부용 비중은 55.1%로 15.9%포인트 감소한 반면 커플용은 33.2%로 17.0%포인트 증가했다. 다이아 외 제품에서는 커플용 비중이 52.4%로 22.5%포인트 늘며 절반을 넘어섰다.
소재 선택도 변화하고 있다. 다이아 예물에서는 18K 화이트 골드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옐로우 골드와 다양한 색상 소재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다이아 외 제품에서는 18K 옐로우 골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K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 비중도 증가했다.
합성 다이아몬드(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도 빠르게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1년간 구매된 예물 세트 가운데 천연 다이아 비중은 81.1%로 여전히 높지만 합성 다이아도 14.6%를 차지했다. 반면 큐빅은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합성 다이아 인지도는 66.6%, 구매 의향은 24.2%로 나타났으며 가격 경쟁력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비 과정은 한층 신중해졌다. 예물 구매 전 정보를 검색한 비율은 71.0%에 달했고 가격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비교하는 경향이 강했다. 정보 탐색 경로는 인터넷이 84.8%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 방문 매장 수는 온·오프라인 합산 4.56곳으로 늘었다.
예물도 자산, 한 번 살 때 제대로
이처럼 소비가 정교해지면서 명품 주얼리 수요 확대 배경도 뚜렷해지고 있다. 여러 품목을 나눠 구매하기보다 충분한 비교를 거쳐 상징성과 만족도가 높은 제품 한두 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결혼이라는 일회성 이벤트 특성상 ‘한 번에 제대로 구매하자’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자산 가치에 대한 고려도 작용하고 있다. 일부 명품 시계와 주얼리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단순 소비재를 넘어 투자 성격을 동시에 갖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인증 소비 확산 역시 시각적 가치가 높은 명품 선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백화점 실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명품 시계·주얼리 매출은 각각 55%, 50.2%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주얼리 55.6%, 시계 36.9% 상승했다. 전체 명품 매출도 백화점 3사 모두 3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명품 브랜드 실적도 개선됐다. 불가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740억원, 영업이익 1089억원으로 각각 37%, 69.6% 증가했다. 엘브이엠에이치워치앤주얼리코리아 역시 매출 1707억원, 영업이익 75억원으로 각각 17%, 37% 늘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하이엔드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를 강화하고 웨딩 특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플래그십 매장과 부티크를 확대하고 웨딩 멤버십과 프로모션을 통해 예비부부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물 소비가 단순한 혼수 준비를 넘어 경험과 자산을 동시에 고려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커플이 함께 참여하는 소비구조의 관계 중심적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반지와 시계 중심으로 고가 제품에 집중 투자하는 흐름도 이어지면서 명품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지연 월곡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예물주얼리는 단순한 혼수 품목을 넘어 두 사람의 관계를 공유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며 “최근에는 신부 중심의 전통적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커플이 함께 참여하는 소비 구조로 변화하면서 관계 중심적 성격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된 의미를 예물주얼리에 어떻게 반영하고, 어떤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느냐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 다이아몬드(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다이아몬드로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천연 다이아와 거의 동일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최근 예물 시장에서 대체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