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필요 vs 갈등 심화" 강기정 '국립의대 동부권' 공약 파장
입력 2026.03.19. 07:30
이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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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전남국립의대·부속병원 '동부권 집중 배치' 공약
서남권 강한 반발…강 시장 도청 기자회견 파행도
주청사·반도체 클러스터 등 쟁점 '정책 대결' 본격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인 강기정 광주시장이 18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의회에서 서남부권 지방의원들로부터 국립의대 유치 발언과 관련,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전남의대 입지’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이 평행선을 달려온 ‘화두’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이 ‘동부권 배치’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다. 서남권에서는 “지역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첨예한 쟁점에 대해 공론장으로 본격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1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시장은 지난 17일 순천시의회에서 ‘전남 동부권 100만 도시를 위한 10가지 공약’을 통해 전남통합의과대학과 그 부속병원을 전남 동부권(여수·순천·광양)에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신 서남권에는 순천대·목포대 통합대학 본부와 4차 병원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4차 병원은 공식 체계에는 없지만 일반적인 3차병원(상급종합병원)보다 기능·역할이 한단계 높은 초거대 민간병원(삼성·아산·서울대·세브란스 등) 혹은 국가특수목적병원 등을 뜻한다. 강 시장은 국립의대를 둘러싼 서남권과 동부권의 오랜 논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약속했다.
전남국립의대는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이 오랜 기간 사활을 걸고 다퉈온 문제다. 동부권과 서남권의 갈등은 전남국립의대 설립을 늦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립의대 입지를 정해주면 바로 추진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남권과 동부권의 핑퐁이 거듭된 데 이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통합특별시장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전남국립의대 입지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서남권은 발칵 뒤집혔다. 현직 국회의원을 필두로 지방의원, 목포·무안 등 단체장 출마자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강 시장의 이번 공약이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갈등 조장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통합특별시 주청사 입지 논란 당시, 강 시장이 “주청사는 의미가 없지만, 행정 중심은 광주가 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까지 묶어 거세게 몰아붙이는 모습이다. 목포가 지역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기정 시장, 제정신입니까?”라며 “전남을 동부와 서부로 갈라쳐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리적 충돌로도 이어졌다. 18일 오후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강 시장의 서남권 비전 발표 기자회견이 서남권 지방의원 등의 항의로 지연되기도 했다.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후보가 16일 순천시의회에서 ‘동부권 100만 도시를 위한 10가지 약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강 시장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 시장은 동부권 의대 설립 공약을 발표할 당시 “당장의 논란을 피하려고 의대와 병원을 절반으로 쪼개서는 안된다”며 “정치는 결단해야 할 때 결단하고, 판단해야 할 때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오후 열린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TV토론회에서도 동부권 집중 배치론을 굽히지 않았다. 그에 반해 김영록 전남지사와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구을)은 “학사 행정이 결정할 일”, 주철현 국회의원(여수시갑)은 “50명씩 분산 설립”을 주장했다. 특히 강 시장은 “전남도가 이미 후보지를 정했어야 한다”며 김 지사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 시장의 행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경선 승리를 위해 지역 감정을 자극한다는 우려 속에서도 단체장 후보로서 소신을 밝힌 데 따른 긍정적 평가다. 단체장 후보들이 어느 쪽의 표도 잃지 않기 위해 ‘눈치보기’ 하느라 쟁점은 외면한 채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고 있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4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합특별시장 리더십에 대해 단호하게 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도를 통합하는 데 발생할 수많은 분쟁과 갈등에 대해 단체장이 결단하지 않으면 시민과 기업에 불편과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감한 쟁점을 공론화해 실질적인 정책 경쟁의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남국립의대 입지뿐만 아니라 통합특별시 주청사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여수공항 국제선 승격 등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는 쟁점이 수두룩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에 찬성과 반대가 있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후보자가 개인의 소신을 정책으로 밝히고 그에 따른 공론이 만들어지는 건 자연스럽다”면서 “광주와 전남이 통합하면서 수많은 소지역주의가 발생할 것이므로 경선 과정에서 쟁점에 대한 정책 대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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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후보가 18일 광주MBC 스튜디오에서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로 토론회에서 맞붙은 신정훈 국회의원과 정준호 국회의원 모두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제1호 공약으로 꼽았다.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를 통해 기업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4명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인 1차 TV토론회와 달리 두 명의 중도사퇴로 치러진 터라 다소 맥이 빠졌다는 평가다. 오히려 상대방보다는 현직 시·도지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주를 이뤘다는 분석이다.18일 오후 광주MBC 공개홀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예비경선 B조 합동토론회에서 정준호·신정훈 후보가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모두발언과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공통질문은 ‘나의 1호 공약’, ‘20조 예산 우선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 ‘에너지 지산지소 전략 방안’ 등 3가지였으며 이후 후보자 1명이 주도하는 주도권 토론이 주어졌다.두 후보 1호 공약 모두 에너지였다. 정 후보는 자신의 1호 공약을 ‘잘살아보세’라고 언급, “잘 살기 위해서는 소득과 일자리, 기업이 모두 연결된다”며 “에너지 믹스를 통해 기업들이 확실히 투자하고 내려오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신 후보는 ‘반값 전기요금 실현’을 내세웠다. ‘전남에너지공사’를 통해 기업과 전기를 직거래하고 비용을 절감해, 반값 전기요금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저렴한 에너지를 통해 기업이 안 내려오면 배길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지산지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지산지소는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이다.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두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는 동시에 상대후보에게 의견을 묻거나 보완점을 알려달라는 식으로 토론을 이끌었다.신 후보가 정 후보에게 첨단 산업 거점 육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묻자 정 후보는 “기업 유치에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근무 인력들을 위한 정주여건 확보가 필요하다”며 “서남권 개발 시 해남·무안·신안에 제대로 된 아파트도 제공해야 한다. ‘제로수익 시민은행’을 통해 반값 아파트를 실현하겠다. 또 연구인력들의 주말 여가를 위해 신안 지역에 리조트 등 휴양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신 후보는 연구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도의 기술 집약적 산업유치를 위해서는 산업 인프라와 정주여건도 중요하지만 인력 양성 기관이 뒷받침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광주와 전남이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고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고 덧붙였다.정 후보는 신 후보에게 나주 혁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생긴 경험을 통합으로 어떻게 연결할지를 물었다. 신 후보는 “전남광주 분리 후 통합을 성사시킨 유일한 사례지만 중요 시기마다 정권이 바뀌는 등 표류했다. 이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하에 통합이 되는 만큼 집중해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시종일관 차분하게 토론을 이끌던 두 후보는 특정 질문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성토의 대상은 상대 후보가 아니라, 전날 토론회를 치른 일부 후보에 대한 것이었다.전남도정과 광주시정을 묻는 질문에 정 후보는 “두 분 다 좋은 점수를 못드리겠다. 나주와 광주를 잇는 광역고속철도도 노선합의를 못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됐다. 두 단체장 모두의 책임이다. 결국 이 때문에 단체장을 통합해 효율성을 추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신 후보는 타 후보들의 인구 증감 목표의 현실성을 되물었다. 특히 김영록 후보에 대한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현직에 있는 분들은 지난 기간의 실적을 볼 수밖에 없는데 김 후보는 8년간 100조원 가까운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인구소별과 지방소멸을 막지 못했다”며 “그런데 통합 특별시의 인구 목표를 400만으로 제시했다. 임기 4년 단체장이 낼 공약은 아니다”고 말햇다.이어 “민형배 후보 역시 100만을 늘리고 강기정 후보도 180만을 늘리겠다고 했다. 저는 350만이 목표다. 목표는 소박하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더 치열하고 현실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후보는 여성 정책의 부재도 꼬집었다. “최근 3월 9일이 여성의 날이었음에도 토론회 내내 여성 공약이 없었다. 저는 통합에 따른 성범죄 관련 통합대응센터를 만들어 여성이 안심할수 있는 통합시를 만들겠다”고 답했다.이에 신후보는 “저도 아직 다른 후보와 마찬가지로 여성 정책을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앞으로 잘 준비해보겠다”고 답했다.임창균기자 ·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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