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리는 준법감시위원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남광주 반도체 제조 설비 투자설을 놓고 삼성 측에서 ‘정치 논리는 안된다’며 견제구를 던진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공동투자가 최후의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비수도권 반도체 투자 논의를 두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면 준감위의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그룹 내부 조직이 아니라 삼성과 독립된 외부 위원회로 설치돼 있다. 계열사 이사회와 경영위원회가 의결하는 주요 안건에 법 위반 위험이 있는지 사전 모니터링·사후 검토를 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각 회사 이사회에 시정·제재·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할 수 있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를 공개하는 권한도 가진다.
준법감시위의 핵심 임무는 단순한 사규 준수 점검을 넘어, 이재용 회장 등 총수와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까지 감시하는 ‘워치독(Watch dog)’ 역할이다.
이에 따라 이찬희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최근 급격히 수면위로 떠오른 전남광주 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흐름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하나는 공장 신설 기정 사실화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에서 최대한 지원책을 끌어내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기업 내부 반발과 단독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를 구성해 공동 투자하는 형태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라남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엠코테크놀로지 등 4사가 광주 북구 첨단3지구와 장성 배후부지에 반도체 집적화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된다.
이들이 후공정으로 불리는 반도체 패키징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각각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SPC를 꾸리는 방안이다. 투자 규모는 30조 원으로, HBM 아시아 공급망 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SPC 형태는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을 덜고, 비 수도권 이전에 따른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 등을 막을 수 있다.
이미 부지 면적과 단계별 투자 일정 등이 조율중으로 대통령 면담 이후 정부가 별도 브리핑을 통해 사업 윤곽을 공개하는 방안과, 내달 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식에 맞춰 발표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투자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최종 확인만 남은 것으로 안다"며 "전남도는 SPC 설립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 일부를 투자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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