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넥슨 등 대표 연임안 일제 상정
상법 개정 대응 정관 변경·자사주 조항 신설
신작 성과·글로벌 확장 평가받는 CEO들
업계 공통 키워드 '안정'…연속성 전략 강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말까지 잇단 정기 주주총회를 열며 올해 경영 구상에 돌입한다.
업계 전반의 공통 키워드는 ‘대표이사 연임’과 ‘안정’으로, 대형 프로젝트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이어가기 위한 체제 유지가 두드러진다. 동시에 개정 상법에 대응하기 위한 정관 변경과 자사주 관련 조항 정비가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사진=크래프톤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 시즌의 서막은 24일 크래프톤이 연다. 김창한 대표의 3연임안이 상정된 이번 회의는 회사의 향후 중장기 전략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를 앞세워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주역이지만 단일 IP 의존도를 줄이고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는 신사업과 글로벌 퍼블리싱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개정 상법 시행 이후에도 전략적 자사주 운용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안을 병행 추진한다.
25일에는 넥슨이 뒤를 잇는다. 이정헌 대표의 재선임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난해 넥슨은 매출 4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 스튜디오 CEO가 넥슨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북미·유럽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 IP 확대와 서구권 성장 축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6일에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상장사들의 주총이 집중된다. 넷마블은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한 성과를 바탕으로 방준혁 의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했다. 방 의장은 “AI 기반 게임 개발 환경 전환과 블록체인, 메타버스형 콘텐츠 강화로 미래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주총에서 회사명을 ‘엔씨(NC)’로 공식 변경한다. 1997년 창립 후 29년 만의 사명 변경으로,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다각화 의지를 상징한다.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하에서 엔씨는 올해 MMORPG 편중 구조를 탈피하고 신장르·신플랫폼 전략으로 반등을 노린다.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NHN의 정우진 대표 역시 4연임에 도전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높다. 다만 정 대표는 “이번 임기에는 본업인 게임 부문 회복이 핵심 목표”라며 장기 부진한 게임 실적의 반등 필요성을 인정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대표의 재선임안을 처리하지만 임기 1년의 조건이 붙었다. 최근 실적 정체와 투자 효율성 논란 속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의 성패가 곧 경영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신작 성과로 체제 안정성을 입증하느냐가 향후 경영권 유지의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에는 펄어비스, 네오위즈, 넥슨게임즈, 웹젠, 위메이드가 주총을 차례로 연다. 30일에는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가 일정에 오른다. 중견 게임사들이 올해 공통적으로 내세운 안건 또한 자사주 소각 예외 조항 신설이다. 지난해 말 개정된 상법이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규정함에 따라, 회사의 전략적 목적이나 투자 대응 등의 사유로 자사주를 보유·활용할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정관 개정의 핵심은 집중투표제 관련 규정 정비다. 집중투표제의 의무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다수의 게임사들이 이사회 구성의 효율성과 경영 연속성을 고려해 관련 예외 조항을 손질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회사를 다수 보유한 대형사는 경영 의사 결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내부 규정 보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주총 시즌은 결과적으로 ‘연임과 안정’, ‘상법 개정 대응’이라는 두 축으로 압축된다. 대형 신작 개발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추진 중인 국내 게임사들이 변화보다 연속성을 택한 이유는 시장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신작 성과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융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총에서 확인되는 경영진의 연임 여부가 사실상 연중 경영 안정성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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