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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임, 현실의 육체를 입다", K-게임사들의 피지컬 AI 진출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최근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으로 피지컬 AI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가... 더불어 게임사는 이미 그 데이터를 무한 생성할 수 있는 엔진을 보유했기에, 피지컬 AI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게임, 현실의 육체를 입다", K-게임사들의 피지컬 AI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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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으로 피지컬 AI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가 자동차에서 로봇 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대한항공이 드론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존의 사업 경계를 넘어 미래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있다.

게임이 로봇을 만든다

로봇 공학자들에게 현시점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양질의 학습 데이터'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한국 특유의 고밀도 도심 지형이나 제조 환경에 특화된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더불어 게임사는 이미 그 데이터를 무한 생성할 수 있는 엔진을 보유했기에, 피지컬 AI 시장의 가장 강력한 공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시도가 본격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언리얼 엔진 기반 로봇·드론 시뮬레이터 'AirSim'을 개발했고, 유니티 역시 제조 자동화를 겨냥한 피지컬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엔비디아가 자체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 로봇 학습 플랫폼 '아이작(Isaac)'을 결합해 로봇 훈련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이 계단을 오르거나 물건을 집는 '피지컬'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방대한 물리 데이터를,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이 대신 공급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2019년부터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구축하며 유니티 엔진을 도입했다. 실제 공장을 가동하기 전, 가상 공간에서 로봇의 동선과 공정 효율을 수만 번 시뮬레이션하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핸들이 아닌 마우스를 잡는 셈이다.

크래프톤·엔씨 같은 출발 다른 방향

올해 3월부터 크래프톤과 엔씨가 제조와 방산쪽으로 앞장서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엔씨AI는 합작법인과 컨소시엄 등을 통해 본격적인 피지컬 AI 기술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회사의 전략 지향점은 조금 다르다.

엔씨AI는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제조업 혁신을 추진한다. 엔씨AI의 강점은 리니지, 아이온 등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환경에서 수백만 유저와 상호작용하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구축해 온 데 있다. 엔씨는 이러한 기술력을 앞세워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과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크래프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을 발표하며 국방 영역 진출을 명확히 했다. 양사는 피지컬 AI를 무인 전투체계와 자율 장비에 적용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도 작년 4월부터 논의해 왔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CPC(Co-Playable Character)는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에 이미 적용됐으며, 향후 배틀그라운드에서 음성으로 전술 명령을 수행하는 '펍지 엘라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해 미국 현지에 루도 로보틱스를 신설하며 해당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크래프톤과 엔씨만이 아니다.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피지컬 AI 산업으로 뻗어나갈 저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장르와 플랫폼은 달라도, 수억 명의 유저를 상대로 실시간 물리 연산과 행동 데이터를 축적해 온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로봇이 사람처럼 걷고, 판단하고, 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이미 게임 서버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는 얘기다. 피지컬 AI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현실을 닮은 가상'이라면, 그 가상을 가장 오래, 가장 정밀하게 만들어온 이들이 국내 게임업계다.

게임이 현실의 교과서가 되는 시대, 그 첫 장을 K-게임사들이 쓰고 있다.

저작권자 © 비즈트리뷴

양세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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