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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임 맥락읽기] 7년 기다린 붉은사막, 나흘 만에 개발비 회수

호불호 갈리는 초반 평가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 미고지 논란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이 수치는 AI 이슈로 인한 환불 건수까지 반영한 것입니다. 발매 첫날인 지난 20일에만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맥락읽기] 7년 기다린 붉은사막, 나흘 만에 개발비 회수

혹평→호평 U턴…패치로 판 뒤집어

욕 먹으면서도 300만장…위기 돌파

"그래픽은 만점, 편의성은 낙제" 평가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출시 나흘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습니다. 호불호 갈리는 초반 평가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 미고지 논란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나흘 만에 300만장…손익분기점 돌파

=펄어비스는 24일 기준 글로벌 플랫폼에서 붉은사막이 300만장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AI 이슈로 인한 환불 건수까지 반영한 것입니다. 발매 첫날인 지난 20일에만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스팀 등에서 200만장 이상 팔리며 한국 게임 최초 기록을 세운 데 이어 파죽지세를 이어갔습니다.

속도만 봐도 역대급입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100만장 달성에 한 달이 걸렸습니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100만장까지 두 달이 소요됐습니다. 붉은사막은 출시 사흘 만에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24만 8530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재무적 성과도 뚜렷합니다. 업계가 추정하는 손익분기점은 판매량 250만장 안팎입니다. 패키지 가격 7만 98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300만장 판매로 발생한 매출은 약 2394억원에 달합니다. 개발비로 추정되는 약 1500억원을 출시 나흘 만에 회수한 셈입니다. 펄어비스 주가는 25일 기준 5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조작감·AI 논란…출시 직후 잇단 혹평

=초반 평가는 냉혹했습니다. 글로벌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78점, 오픈크리틱에서 79점을 기록했습니다. 7년의 개발 기간과 막대한 투자를 고려할 때 시장이 기대했던 80점대 후반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세 갈래로 모였습니다. 키맵과 조작 체계가 생소하고 복잡했습니다. 인벤토리에서는 종이 조리법 한 장이 거대한 곡괭이와 동일한 칸을 차지했습니다. PC 게임임에도 가방을 여는 단축키조차 없어 매번 메뉴 창을 거쳐야 했습니다. 챕터 5 보스는 구르기로 회피하는 도중에도 피격 판정이 들어가는 불합리한 구조로 지적받았습니다.

AI 이슈도 불거졌습니다. 출시 직후 해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임 내 장식용 포스터와 액자에서 생성형 AI 특유의 손가락 오류와 형태 붕괴 현상이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구권은 게임 내 AI 사용에 대한 반감이 강합니다. 흥행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빠른 패치로 판세 뒤집어

=펄어비스는 기민하게 움직였습니다. 출시 3일 만에 세 차례 패치를 단행했습니다. 23일 진행한 대규모 편의성 패치가 분수령이 됐습니다. 기존 보급품 상자를 240칸 규모의 개인 창고 시스템으로 개편해 인벤토리 부족 문제를 해소했습니다. 가방과 미니맵을 여는 단축키를 추가하고 캐릭터 이동 속도도 개선했습니다. 악명 높았던 궁술 대회 미니게임 난이도를 낮추고 주요 보스의 체력과 공격 패턴도 완화했습니다.

AI 문제에 대해서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아이디어 스케치와 임시 소품 배치에 AI 도구를 제한적으로 사용했으나 최종 검수 과정에서 교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핵심 아트워크와 3D 캐릭터 모델에는 AI가 사용되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문제 콘텐츠는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패치 이후 등록된 스팀 리뷰 중 약 98%가 긍정적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스팀 전체 이용자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 서구권(영어권) 평가는 '매우 긍정적'으로 올라섰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붉은사막에 스며든다'는 의미의 신조어 '붉며든다'가 번지고 있습니다.

북미 유명 스트리머 아스몬골드는 주말 내내 붉은사막을 플레이하며 "할수록 재미가 올라가는 구조"라고 평했습니다. 공략 영상과 탐험 콘텐츠가 쏟아지며 장기 흥행의 초석이 다져지는 모양새입니다.

◇증권가 "창사 이래 최고 실적" 전망

=증권가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붉은사막의 올해 연간 판매량 추정치를 기존 349만장에서 526만장으로 대폭 올려 잡았습니다. 삼성증권은 600만장 수준을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27억원, 영업이익은 899억원입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매출 908억원과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흥행이 한국 게임 산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모바일·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국내 게임 생태계가 PC·콘솔 기반의 글로벌 시장으로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붉은사막까지 연달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트리플 A' 타이틀 제작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초반 설계 미스가 너무 컸다"는 지적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장기 흥행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펄어비스 측은 "파이웰 대륙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며 붉은사막에서 더욱 즐겁고 뜻깊은 여정을 즐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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