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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검찰개혁이란 국정 린치핀, 제대로 꽂아야 한다 [아침햇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은 중도·보수 중심의 ‘뉴이재명’과 진보개혁 성향의 코어(핵심) 지지층 양쪽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둘 다 문제지만, 국정 동력 상실을 걱정할 지경으로까지 몰리게 된 주된 요인은 코어 지지층 이탈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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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제 | 논설위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은 중도·보수 중심의 ‘뉴이재명’과 진보개혁 성향의 코어(핵심) 지지층 양쪽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둘 다 문제지만, 국정 동력 상실을 걱정할 지경으로까지 몰리게 된 주된 요인은 코어 지지층 이탈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물론 절대적인 하락 폭 자체는 정권 출범 이후 새롭게 유입됐던 지지층이 부동산 정책과 주가 하락 등에 대한 불만으로 빠진 측면이 클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코어 지지층이 단단히 받쳐줬다면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하는 일은 막거나 최소한 늦춰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쫓기지 않고 차분하게 국정 동력 상승을 도모할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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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이반 원인으로는 과열됐던 당권 경쟁, 외연 확장 인사에 대한 경계심, 반면 진영 내부 통합 노력은 미진하다는 의구심, 멸칭을 동원한 감정적 공방전 등이 꼽힌다. 모두 작용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검찰개혁에 임하는 이재명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에서 찾는 게 타당하다.

만약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서만큼은 지지층과 공명하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면, 다른 갈등 요인들이 그대로였다고 쳐도 상황은 많이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랬다면, 비록 다른 분야 정책이나 인사 등에선 좀 더 중도 지향적인 외연 확장 행보를 보였더라도 지지층 이반의 폭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을 것이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지지층 상당수가 검찰개혁에 대한 불만을 역결집의 땔감으로 삼는 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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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통령의 행보는 거꾸로였다.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검찰개혁에 대해 “구더기가 싫죠. (그렇다고) 그 장독을 없애면 되겠냐”고 했고,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선 “아주 예외적인 경우 보완수사권 정도는 (검찰이) 갖게 해주는 게 효율적”이라고 했다. 당권 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6월에도 “아주 예외적인 경우까지 (보완수사권을) 다 봉쇄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발언을 내놓는 사이 지지층 사이에선 검찰개혁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배경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자리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됐다.

민주개혁 진영에서 검찰개혁은 단순히 여러 국정 과제 중 하나가 아니다. 이 대통령을 선출한 집권연합 자체가 검찰개혁을 핵심 가치로 공유하는 개혁연대의 특성을 갖는다. 검찰개혁이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 기준을 제시하는 핵심 준거점으로 기능하는 건 이런 점에서다. 바큇살들을 꽉 묶어주는 ‘린치핀’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보인 행보는 왼쪽 바퀴에서 린치핀을 빼려는 것으로 지지층에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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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이렇게 한 것은 기소-수사를 분리하되 경찰에 대한 견제 권한은 남겨둬야 한다는 법률가적 소신, 검찰 저항 등으로 인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개혁이 바람직하다는 행정가적 마인드가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관료는 잘만 활용하면 국정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 검찰 또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검사 집단은 일반 관료와 달리 폐쇄적인 권력집단의 속성이 강하다. 이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공소 취소에 대한 검찰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검찰 요구를 일부 들어주려 한다는 ‘거래설’이 지지층 안에서도 번진 것은 매우 우려스렵다. 지지층의 신뢰 하락과 지지 철회는 최종적으로 정권 위기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이 일부 권한을 남겨준다고 순순히 공소를 취소해줄 만큼 나이브한 조직도 아니고, 지금 이익을 보는 쪽과 나중에 공소 취소를 떠맡을 쪽이 같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거래가 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이를 모를 만큼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다만 정치에선 사실보다 인식이 중요한 때가 많다. 국민 뜻보다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다 보니 이런 불필요한 의구심까지 초래한 건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다른 국정 사안처럼 검찰개혁도 대통령이 직접 챙겨 성과를 내달라는 게 지지층은 물론 온 국민의 바람이다. 실제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검찰개혁을 몸소 주재하면서 국민 양쪽의 우려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소통했다면 소모적 논란이 이번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민 뜻을 앞세우며 돌파력과 실행력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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