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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검은 반도체’ 김, 육상 양식 공들이는 까닭

‘땅에서 자란 김’을 먹을 날이 머지않았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김 원초를 바다가 아닌 지상에서 재배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다.

K푸드 인기에 수출 급증…기후위기로 해수온 상승, 생산량은 감소

식품업계, 생육 조건 최적화로 지상 재배 경쟁…원가 상승은 부담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블로썸파크에서 연구원들이 배양 중인 육상양식 김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땅에서 자란 김’을 먹을 날이 머지않았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김 원초를 바다가 아닌 지상에서 재배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다. ‘K푸드’ 인기로 김 수출은 크게 늘고 있는 반면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김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데, 다만 가격 경쟁력 확보는 아직까지 과제다.

CJ제일제당은 오는 8월 충남 천안시에 ‘육상양식 김 상업화 시설’을 착공한다고 15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김을 2028년부터 ‘비비고 김’ 제품으로 국내외에 판매하는 게 CJ제일제당의 목표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김 육상양식 기술을 개발해 2021년 3t 수조 배양에 성공했고, 이듬해엔 전용품종을 확보했는데, 이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풀무원과 대상도 지난해 5월 해양수산부 ‘지속 가능한 우량 김 종자 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 개발 사업’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엔 2029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비 총 350억원이 투입된다.

풀무원은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초로 ‘김 육상양식 R&D센터’를 착공했다. 9473㎡(2865평) 부지에 양식 시설과 연구·지원 시설, 해수 전처리 시설 등을 갖추는 이 센터는 육상양식 기술의 실증과 산업화 기반 마련을 위한 핵심 테스트베드(시험장) 역할을 하게 된다. 풀무원은 내년에 육상양식 김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대상은 2016년부터 김 육상양식을 기획해 2023년 국내에서 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남 고흥군 및 현지 수산업체와 사업화에 돌입했다. 약 20억원을 들여 2차 파일럿 연구를 위한 시설을 조성했다.

앞서 대상은 1차 파일럿 연구를 통해 육상에서 물김 엽체를 시판할 수 있는 크기인 40~50㎝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동원F&B는 제주 용암해수를 활용한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67개국에 김 11억3323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022년(6억4755만달러)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수출액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반면 김 생산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김은 해수 온도가 5~15도일 때 생산이 가능하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김을 키울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생산량도 들쭉날쭉해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2024년 사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58도 상승했다. 현재는 김 생산 가능 시기가 연간 약 150일이지만, 2100년에는 100일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육상양식은 1년 내내 균일한 품질의 원초를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 정밀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재배되는 만큼 제품에 따라 특색 있는 맛을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부지 확보, 시설 구축부터 냉난방과 인공 광원 가동 등 생산 비용 부담이 크다.

동원F&B 관계자는 “비용 차이 등으로 현재 김 육상양식 연구가 회사 전체 R&D 방향에서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다”며 “급증하는 단백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산 단백질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초기엔 생산비용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대량 생산화가 되면 가격이 낮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육상양식 김을 고가 프리미엄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을 취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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