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조작해 악성 사이트 노출…접속 전 도메인 확인 등 주의 당부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아이티데일리]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를 악용해 악성 웹 사이트를 특정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공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격자는 이를 통해 사용자를 유인한 뒤 악성코드를 유포하거나 정보를 탈취하고 있다.
19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SEO를 악용한 공격 시도가 국내외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SEO는 웹 사이트를 검색엔진에서 잘 찾을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키워드 연구, 콘텐츠 최적화 등 여러 전략으로 더 많은 방문자를 유도하는 데 활용된다.
사람들은 검색 결과 최상단에 노출되는 사이트를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공격자는 사용자 심리를 악용,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조작해 악성 사이트를 최상단에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을 ‘SEO 포이즈닝(Poisoning)’이라 일컫는다.
공격자는 SEO 기술로 자신이 관리하는 악성 웹 사이트가 특정 키워드의 검색 결과 상단에 나오도록 조작한다. 이렇게 사용자가 무심결에 가짜 사이트로 접속하도록 유인한다. 그다음 악성코드를 유포하거나 정보를 탈취한다.
SEO 포이즈닝은 피싱처럼 사회 이슈를 키워드로 삼아 사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격자는 국제 분쟁에서부터 AI 열풍 같은 트렌드까지 화제가 되는 요소를 소재로 가짜 사이트를 제작한다. 이 사이트를 검색엔진 상단에 걸리도록 조작함으로써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NSHC 위협분석 연구소 장영준 수석은 “검색엔진은 특정 키워드나 맥락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에 부합하는 사이트를 상단에 노출한다”며 “공격자는 이를 악용해 악성코드 유포나 피싱을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가 노출되도록 조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오픈AI의 챗GPT 홈페이지와 흡사하게 사이트를 만들고 사용자가 악성코드를 설치하도록 유도한 사례가 있었다”며 “사용자들은 검색엔진이 제공하는 결과가 안전할 거라 생각하고 클릭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SEO를 악용한 공격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보안 기업 ‘벡트라(Vectra)’는 지난해 10월 SEO 포이즈닝이 6개월 새 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구글 SEO를 악용한 피해로 사이트 1만 5,000개가 손상됐다. 공격자는 이들 사이트의 워드프레스(WordPress) PHP 파일을 임의로 수정해 가짜 사이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SEO를 악용한 공격이 보고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지난 11일 IT 개발자용 유틸리티 도구로 위장한 악성코드가 깃허브(GitHub)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공격자는 WinDbg, Tftpd64 등 IT 실무 환경에서 자주 쓰이는 유틸리티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 MSI 설치 파일을 깃허브에 올렸다.
공격자는 파일 업로드에 그치지 않고 SEO를 악용해 사용자들을 유인했다. 구글, 빙(Bing) 등 주요 검색엔진 결과 상위에 악성 저장소를 노출해 이용자가 정상 소프트웨어로 오인해 실행하도록 유도했다.
안랩 시큐리티 인텔리전스 센터(ASEC)는 지난 16일 SEO 악용 기법으로 가짜 설치 파일이 유포된 사례를 공유했다. 안랩이 조사한 결과, 5,000대 이상의 PC가 이 악성 파일에 의해 감염됐다. 이 파일은 겉보기엔 설치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몰래 악성코드를 실행시켰다.
공격자는 검색 포털에서 PC버전 검색 시 가짜 설치 파일 링크가 최상단에 위치하도록 조작했다. 검색엔진 상단에 노출된 곳은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가 아니라 공격자가 카카오 캐릭터와 로고로 꾸며낸 가짜 사이트였다. 안랩은 공격자가 악성 페이지의 순위를 강제로 높이는 SEO 포이즈닝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NSHC 장영준 수석은 “대부분 웹 브라우저는 악성 웹사이트를 탐지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회피하는 공격 시도 역시 상당수”라며 “사용자는 검색 결과로 나온 웹 사이트 주소가 평소 익숙한 형태와 다른지 면밀하게 살펴보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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