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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검사없이 쌓던 HBM '풀 테스트' 시대 열리나

기술 개발 성과는 지난 3월 초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린 반도체 테스트 분야 국제 콘퍼런스... AI 반도체 테스트라는 거대 시장에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오럼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검사없이 쌓던 HBM '풀 테스트' 시대 열리나

HBM 스택 다이 구조와 오럼머티리얼의 테스트 소켓 기술. 좌측 사진은 HBM 칩 다이 실물로 중앙의 넓은 영역이 마이크로범프(약 1만6000개, 65μm 피치), 외곽이 D/A 패드(약 350개, 110μm 피치) 영역이다. 아래 전자현미경 이미지는 각각에 대응하는 오럼의 수평 캔틸레버 핀 확대 사진이다. 좌측 하단이 마이크로범프용, 우측 하단이 D/A 패드용 컨택터다(자료:오럼머티리얼).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칩 다이(Die)를 적층 전에 개별 검사할 수 있는 초미세 테스트 소켓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HBM 수율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오럼머티리얼은 HBM용 D램 칩 다이의 마이크로 범프를 검사할 수 있는 초미세 테스트 소켓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 성과는 지난 3월 초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린 반도체 테스트 분야 국제 콘퍼런스 테스트콘엑스(TestConX) 2026에서 발표됐다.

HBM은 D램 칩 다이를 8~12장까지 수직으로 쌓아 만든다. 각각의 칩 다이는 마이크로 범프(bump)로 연결된다. 현행 HBM4 기준 D램 칩 다이의 범프 간 간격(피치)은 약 65마이크로미터(μm), 범프 수는 약 1만6000개 이상이다.

문제는 칩 다이를 쌓기 전에 개별적으로 완전한 전기 검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테스트 소켓은 스프링 구조의 포고핀(Pogo Pin)과 실리콘 고무 기반의 러버핀(Rubber Pin) 두 종류다. 포고핀은 300μm 이상, 러버핀은 250μm 이상의 접촉 간격을 갖고 있다. 범프 간격이 65μm인 HBM용 D램 칩 다이는 기존 소켓으론 물리적으로 접촉이 안 된다.

이처럼 검사 없이 칩 다이를 쌓으면 수율이 떨어진다. 8개를 쌓을 때 불량 칩 다이 1개가 섞이면 나머지 정상 7개까지 통째로 버려야 한다. 접합 후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칩 다이 하나의 수율이 95%라 해도 8개 모두 양품이어야 하므로 전체 수율은 66%로 떨어진다. 적층 수가 16개로 늘어나면 수율은 44%까지 하락한다. 적층 전에 양품 칩 다이를 선별하는 기술이 HBM 분야의 오랜 과제였던 이유다.

오럼머티리얼은 이 문제를 3D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수평 캔틸레버(한쪽을 고정하고 반대쪽이 휘었다가 돌아오는 다이빙보드형 구조) 방식의 접촉 핀이다. 기존 소켓은 핀을 하나씩 만들어 조립한다. 오럼은 다르게 접근했다. 인바(Invar) 합금 기판 위에 빛으로 미세 패턴을 새기고 전기도금으로 금속을 채워 수만 개의 캔틸레버 핀을 한 번에 찍어냈다. 개별 조립이 없으니 핀 간 위치 오차가 줄어들고 미세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럼은 이 같은 기술력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용 파인메탈마스크(FMM) 사업에서 축적했다. FMM 제조에 사용하는 초정밀 전기도금과 인바 소재 기술을 HBM 테스트 소켓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오럼은 자사 초미세 테스트 소켓이 ±1.0μm의 위치 정밀도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포고핀 대비 30배, 러버핀 대비 50배 정밀한 수치다. 캔틸레버 두께는 30~40μm 수준으로 러버핀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얇다. 핀이 얇으니 전기 신호가 지나가는 거리가 짧고 신호 손실이 적다. 범프에 닿는 힘도 0.3gf에 불과해 검사 과정에서 범프가 손상될 위험을 줄였다. 오럼이 테스트콘엑스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00회 이상 반복 접촉이 가능했다.

오럼머티리얼은 국내 주요 메모리 업체에 해당 시제품을 납품하고 최종 기술 검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럼은 같은 기술로 초미세 소켓 외 D/A(Direct Access) 패드용 소켓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HBM용 칩 다이에는 신호를 주고받는 마이크로 범프와 검사 전용으로 만든 D/A 패드(약 350개, 110μm 간격) 두 종류 단자가 있다. 현재 업계는 D/A 패드만 웨이퍼 상태에서 프로브카드를 활용해 제한적으로 검사한다. 이 프로브카드 가격도 매우 비싸서 공정 단가가 높아지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웨이퍼 상태에서 찍어서 문제가 없더라도 칩 다이로 잘라내는 순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럼은 D/A 패드용 소켓이 개발돼 비용과 최종 문제 발생 여지를 크게 줄인다고 설명했다.

최우석 오럼머티리얼 전무는 "캔틸레버 기술을 웨이퍼 레벨로 확장하면 미국 폼팩터와 일본 MJC가 과점하고 있는 초미세 프로브카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택용 대표는 "초미세 테스트 소켓과 프로브카드 시장은 지금 막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분야"라면서 "FMM에서 출발해 AI 반도체 테스트라는 거대 시장에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오럼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내년까지 HBM과 LPDDR용 테스트 소켓 시장에 진입한 뒤 GPU와 CPU 등 로직 칩 테스트 분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브카드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켓은 개별 칩을 검사하는 도구다. 프로브카드는 웨이퍼 상태에서 칩을 검사하는 도구다. 양쪽 모두에 캔틸레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오럼머티리얼은 2007년 설립됐다. 임직원 43명 규모로 특허 326건(등록 171건)을 보유하고 있다. 본사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장은 안산시에 위치한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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