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녹지·정부청사·한옥·농촌 빈집·보행·AI까지…6개 연구 성과 발표
김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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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넘어 공간으로 : AURI 대국민 연구성과 발표회
[환경과조경 김하현 기자] 건축공간연구원이 아파트 녹지와 농촌 빈집, 건축·공간 AI 등 다양한 이슈를 통해 건축 중심의 접근을 넘어 도시와 생활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건축공간연구원(AURI)은 3월 24일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명례방에서 ‘건축을 넘어 공간으로 : AURI 대국민 연구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는 2025년 한 해 동안 수행된 주요 연구성과를 국민과 정책 수요자에게 공유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박환용 건축공간연구원 원장, 이진철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국장을 비롯해 관계 부처와 유관기관 인사, 산·학계 전문가, 학생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백선경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조정팀장이 맡았다.
박환용 건축공간연구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발표회의 주제인 ‘건축을 넘어 공간으로’에 대해 “건축이 개별 대상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가치가 드러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연구는 보고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전문가와 국민의 목소리를 통해 정책으로 구현될 때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하며, “아파트 녹지의 탄소흡수 가치 재발견부터 공공시설의 예방적 관리, 한옥과 건축자산의 보존, 농촌 빈집, 보행 안전, AI·빅데이터 활용까지 국민 삶과 밀접한 주제를 이번 발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연구들이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 건축과 도시 공간이 나아갈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환용 건축공간연구원 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은 축사에서 “건축과 공간이 물리적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해석하고 구현하는 틀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를 넘어 삶의 질과 문화, 지속가능성을 담아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보행환경과 공공시설 등 일상의 공간 역시 편의를 넘어 다양한 가능성과 문화적 의미를 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건축과 도시계획을 아우르는 공간 정책이 사람 중심의 가치, 즉 개인의 삶과 행복을 뒷받침하는 환경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연구 성과가 이러한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도 관련 연구와 정책 논의에 함께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발제는 건축혁신본부, 지역재생본부, 공간AI·빅데이터본부 순으로 진행됐으며, 총 6개 연구성과가 공유됐다.
첫 번째 순서로 나선 김용국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심 속 거대한 숲, 아파트 녹지: 탄소흡수 가치 재발견과 제도 개선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23년 기준 국내 아파트 평균 녹지율이 30.5% 수준에 머물며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은 도시녹화지수(UGF)를 통해 주거단지 개발 시 40% 이상의 녹지 확보를 의무화하고, 싱가포르는 녹지밀도지표(GnPR)를 도입해 부지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입체적 잎면적 확보를 규정하는 등 강력한 제도를 통해 탄소중립 및 녹색친화도시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아파트 녹지의 탄소흡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면적 확보부터 설계·조성, 유지·관리까지 전 주기에 걸친 통합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현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청사의 예방적 유지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정부청사가 2025년 약 1218동에서 2035년에는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1년 청사 유지관리 예산이 신축 예산을 넘어선 이후 2025년에도 유지관리 예산 8886억 원이 신축 예산 8759억 원을 상회하는 등 관리의 무게중심이 신축에서 유지관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청사 관리 패러다임을 신축·사후보수 중심에서 예방적 유지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유지관리계획 수립과 종합적 성능진단·평가, 통합 정보시스템 구축 등 데이터 기반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손은신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간이 만드는 공간의 가치, 한옥·건축자산의 보전과 활용’을 주제로, “한옥·건축자산의 보전·활용 정책 도약을 위해 균형성장을 고려한 활용 지원사업 발굴과 한옥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 등 국가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식 제고와 인센티브 확대, 전통문화 확산과 탄소중립 대응에 기여하는 한옥 정책의 선도적 기획 연구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한수경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촌 빈집의 실태 및 관리체계 개선 방향’을 주제로, “2024년 행정조사 기준 전국 빈집 약 13만4000호 가운데 약 58%인 7만8000호가 농어촌에 집중돼 있어 농촌 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태조사부터 정비계획, 사업 실행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연계성을 강화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우선순위 기준과 면 단위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남궁지희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전한 일상을 위한 보행정책: 연구성과와 현안’을 주제로, “사고와 위험요인, 시설물 위주의 단편적 개선을 넘어 생활환경 전반에서 보행 안전과 편의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행공간 개선을 위한 디자인 협의과정에서 차로 축소나 노상주차 정비 등 공간과 이용체계 변화에 따른 이해관계자 간 갈등과 수용성 문제가 계획 축소나 사업 지연·무산, 디자인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업 초기부터 변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협의 절차와 의사결정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표에서 조영진 건축공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URI가 그리는 건축·공간 AI와 빅데이터 구축·개방·활용 전략’을 주제로, ‘AX 대전환 시대 건축·공간 빅데이터의 중요성과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건축행정 빅데이터 기반 국공유 건축물 현황 데이터셋 구축을 통한 유휴·저이용 건축물 활용 확대와 건축법령 AI인 ALRIS(AL Legal and Regulatory Intelligence System) 운영 인프라 고도화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발표 이후에는 박소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강주석 대한건축사협회 사무부처장, 홍성준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장, 김소형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생지원팀 과장, 민경조 정부청사관리본부 청사기획과장, 유지선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장, 허남설 경향신문 기자, 홍경구 단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들은 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 적용 가능성과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건축공간연구원은 앞으로도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정책 연구를 지속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 개선 방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발표 자료는 추후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며, 행사는 영상으로 기록돼 유튜브 채널 ‘auri TV’를 통해 공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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