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건설, M&A·인프라 투자로 분할 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축
- 대방건설, 공공택지 의존 구조 고수…확장성·법적 리스크 문제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호반건설이 최근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등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지속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가운데, 같은 비상장 건설사인 대방건설과의 전략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 대방건설 사옥, 호반건설 사옥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성장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장기적인 경영권 승계 전략의 차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두 회사 모두 '비상장·오너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방향은 정반대다.
호반건설이 외부 자산을 사들여 미래를 설계하는 동안, 대방건설은 공공택지를 반복 전매하며 2세 챙기기에 골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방건설, 벌떼입찰→택지 전매→2세 이전 반복…공정위·검찰 모두 문제 삼아
대방건설은 공공택지를 확보한 뒤 이를 계열사로 이전하는 구조를 반복해왔다. 문제는 해당 계열사가 구교운 회장의 2세가 지배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2월 대방건설그룹이 2014~2020년 벌떼입찰로 확보한 공공택지 6개를 구 회장의 자녀 소유 법인에 전매한 행위가 부당지원에 해당한다며 7개 계열사에 총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2026년 1월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며 전액 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공급가 수준의 전매 행위를 부당지원으로 볼 수 없고, 당시 대방건설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이어서 대기업집단 규제를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행정소송에서는 일단 승소했지만, 형사 재판은 별도로 진행 중이어서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구교운 회장과 아들 구찬우 대표, 대방건설 법인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며, 4월경 1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방건설 모델의 구조적 문제도 여기에 있다. 택지 하나가 하나의 사업으로 끝나는 구조에서는 사업이 그룹 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공공택지를 확보해 2세 회사에 넘기면 그 사업은 사실상 그룹 외부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단기 수익성 측면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외형 확장이나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특히 분양 시장 의존도가 높아 미분양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사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대방건설 2세 경영 체제 '사실상 완료'
대방건설의 승계는 사실상 완료 단계에 가깝다. 구교운 회장은 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실상 보유하지 않는다.
대신 아들 구찬우 대표가 대방건설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위가 운영하는 대방산업개발이 택지 시행 사업을 맡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2세뿐 아니라 사위까지 계열사 운영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오너 일가 전반에 사업을 분배했다. 이 구조 자체가 공정위와 검찰이 문제 삼은 핵심이기도 하다.
'승계는 가능하지만 확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업을 계속 보유하며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택지 하나를 확보해 분양하고 종료하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에 자산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분양 경기가 좋을 때는 이 방식이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꺾이는 순간 이를 막아줄 보완재가 없다.
호반건설, 같은 공정위 제재에서 다른 결말
호반건설도 유사한 사안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2023년 6월 호반건설이 2세 소유 회사에 공공택지를 전매하고 PF 대출 지급보증을 무상 제공하는 등 부당 내부거래를 했다며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2025년 11월 대법원은 공공택지 전매 관련 과징금 약 365억원의 취소를 확정했다. PF 대출 무상 지급보증과 공사 이관 행위에 대한 과징금 243억원은 그대로 유지됐다. 대방건설과 달리 형사 책임 재판까지는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는 “같은 법적 논란이라도 회사의 거래 및 지배 구조에 따라 사건이 ‘형사’와 ‘행정’으로 나뉘는 경우가 있다”며 “호반건설 사례는 내부거래와 금융지원 중심의 구조로, 형사 책임으로까지 확대되기보다는 행정 제재 영역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족 중심 건설사라는 점에서 공통된 법적 리스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호반과 대방 두 회사가 갈리는 지점은 사업 확장과 분배 전략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으며,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지분투자와 M&A를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대한전선 인수를 통해 전력·인프라 영역을 확보한 데 이어 레저와 자산개발 부문까지 확장하며 독립적인 사업 권역을 구축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자녀들이 미성년일때 일찍 계열사 지분을 배분해 각자의 소유 영역을 미리 확정해뒀다. 장남 김대헌이 호반건설 지분 54.7% 보유, 장녀 김윤혜가 호반프라퍼티 지분 31% 보유, 차남 김민성이 호반산업 지분을 42% 보유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시장 활용도도 격차…비상장 고집하는 대방, 선택지 좁아
두 회사의 차이는 자본시장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호반그룹은 대한전선이라는 상장사를 계열사로 보유하며 외부 자본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의 합산 매출은 약 2조 억원으로, 대한전선 단독 매출 약 3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룹 내에서 건설사 본체보다 전선회사가 더 큰 회사가 됐다.
반면 대방건설은 주요 계열사를 모두 비상장으로 유지하는 폐쇄형 구조를 고수한다. 따라서 향후 사업 재편이나 승계 이후 그룹 운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다르다. 외부 자금 조달, 기업 가치 평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선택지가 상장사 보유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설 업계 전문가는 두 회사의 역사를 비교하며 "호반건설은 1989년 설립됐고, 대방건설은 1991년으로 설립시기로는 2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라며 "초창기에는 비슷한 중소 지방 건설사였는데, 호반이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치고 나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반건설은 ICT 전문기업 솔루엠과 AI 데이터센터 및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인프라 중심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 전문가는 "그룹 전체 기준으로 이미 2~3배 벌어진 격차(호반 약 9조, 대방 약 3조)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호반건설이 전력·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한 차세대 사업 구조로 진화하는 동안, 대방건설이 공공택지와 분양 중심의 모델에 머문다면 승계 이후 기업의 체급 차이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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