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둘러싼 은행과 핀테크 간 고객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약 10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에 들어가면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고객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금융위원회는 18일부터 개인사업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은행권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운데 운전자금 대출(10억원 이하)을 대상으로 한다. 개인사업자는 대출비교 플랫폼이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 대출 금리와 잔액을 조회하고 다른 은행의 상품과 비교한 뒤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서비스에는 총 18개 은행이 참여한다.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M뱅크·IBK기업은행 등)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포함된다. 이용 채널은 대출비교 플랫폼 5곳과 은행 앱이다. 플랫폼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뱅크 등이며 은행 앱을 포함하면 20여개 채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출 비교 이후 신규 상품을 선택하면 비대면 심사를 거쳐 대출이 실행되고 기존 대출은 금융결제원의 대출이동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상환된다. 이용 시간은 영업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서비스 안정화 이후 밤 10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서비스가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을 줄이고 금융권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개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으로 확대되며 지난해 말까지 약 42만명이 이용했다. 총 22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이 더 낮은 금리로 이동했으며 평균 금리 인하 폭은 1.44%포인트로 차주 1인당 연간 약 169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핀테크 플랫폼 가세…경쟁 확대 전망
이번 서비스에서는 특히 핀테크 플랫폼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기반 대출 비교 기능을 통해 개인사업자들이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 접점을 둘러싼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들도 서비스 개시에 맞춰 관련 기능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권의 금리 인하 전략과 핀테크 플랫폼의 편의성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 적극적인 금리 경쟁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영역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개시에 맞춰 일부 은행들은 차별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체 앱 '신한 SOL뱅크'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만 19세 이상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억원 이내 운전자금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지원하며 기존 대출 상환과 동시에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증액 대환도 가능하도록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대출 한도와 금리 혜택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섰다. 영업점 이용 시 최대 3억원, 비대면 채널 이용 시 최대 2억원까지 대출 이동이 가능하며 비대면 채널을 통해 대출을 갈아타는 고객에게는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5월 15일까지 비대면 대출이동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이전한 고객에게 첫 달 이자 중 최대 1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나은행도 서비스 시행에 맞춰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 '하나더소호 신용대출'을 새로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면서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최대 1억원 한도 내에서 증액 대환이 가능하며 신청부터 승인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하나손해보험의 '사이버금융범죄 보상보험'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플랫폼을 통해 금리를 비교하고 대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은행권을 넘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리 경쟁이 심화될 경우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의 판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도 금리 경쟁이 확대되면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서비스 운영 상황을 보면서 참여 업권과 상품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약 1000조원 규모 개인사업자 금융시장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시작되는 만큼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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