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석 대표, 개인 채무 변제 위한 2500억 블록딜 철회
주가 고점 대비 반 토막·엑티브 ETF 삼천당 비율 축소
FDA 미인증·미국 파트너사 공급 계약 정보 비공개 유지
[아시아타임즈=옥한빈 기자] 삼천당제약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약 부풀리기'와 '고점 매각' 의혹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신까지 잠재우진 못한 분위기다. 전인석 대표가 블록딜 철회와 함께 직접 해명에 나섰음에도 주가는 최근 반 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으며 '황제주'의 위용이 퇴색되고 있다.
지난 6일 진행된 삼천당제약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인석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전날 오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잇따르는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전 대표는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그동안의 소통 미숙에 대해 사과했고 미국 계약 부풀리기와 고점 먹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공시한 약 2500억원 규모 블록딜 계획을 철회하고 사업 성과가 시장에서 증명될 때까지 대주주 지분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분 매각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금 재원 마련 목적이었으나 시장 불신이 커지자 이를 접고 주식담보대출(주담대) 등 다른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가 밝힌 세금의 내용은 △증여세 1차 납부 관련 주담대 원리금 상환 390억원 △잔여 증여세액 1240억원 △양도 소득·제반 세비 705억원으로 총 2335억원이다.
그는 "지금 시장에서 나온 여러 가지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대표이사로서 개인의 세금 납부보다 삼천당의 자부심과 주주 여러분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수만 배 더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핵심 플랫폼인 S-PASS를 둘러싼 '가짜 기술' 논란에도 대응했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네릭으로 인정받았고 추가 임상 없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만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의 출발점이 된 기술력 해명과 미국 파트너사와의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남겨뒀다. 먼저 지난달 30일 미국 파트너사와의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제네릭 9:1 수익 배분 계약에 대해서는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경쟁전략'이라며 계약 상대방 비공개를 유지한 상황. 또 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닌 신청 단계의 서류를 기자회견에서 근거로 밝혀 신빙성을 떨어트렸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날 기자회견의 핵심 사항은 실제 기술력이 있는지 여부였다"라며 "삼천당제약 측이 밝힌 자료들은 정식으로 승인 완료가 됐거나 허가가 떨어진 내용이 아니라 신청했다는 서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류 신청 자체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외에도 파격적인 조건의 미국 파트너사와 맺은 계약은 임상 1상을 제출하는 단계에서 어느 회사가 합의를 할 수 있을지 논란인데 자세한 정보는 여전히 밝히지 않아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지분 매각 취소·사과까지 했지만…시장은 '불신'
이번 기자회견이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삼천당제약의 '주가'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30일 종가 118만4000원, 장중 123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3일 만에 종가 60만9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27조원대에서 14조원 안팎으로 줄었다. 이날 시가는 50만1000원으로 전일 종가 61만8000원 대비 하락 출발했다.
전 대표가 지분 매각 공시를 냈던 지난달 24일 기준 삼천당제약의 종가는 93만6000원으로 전달(61만3000원) 대비 32만3000원 상승한 수준이었다. 만약 블록딜이 무산되지 않았다면 약 2500억원을 수령할 예정이었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고점 먹튀'·'주가 조작' 논란이 일었고 삼천당제약은 관련한 내용을 게시한 블로거를 고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에 관한 부실 공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달 31일 삼천당제약을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최종 결정 시한은 4월 23일이다. 이에 삼천당제약은 자사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1개 품목에만 관련된 형식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계약 신뢰도와 별개로 공시 체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기준 삼천당제약을 8.2% 편입한 'TIME 코스닥액티브'와 1.79% 담은 'KoAct 코스닥액티브' 모두 최근 일주일간 각각 -11.5%, -7.5% 하락하자 운용사들이 삼천당제약의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삼천당제약 비중이 10.47%였던 TIME K바이오액티브도 지난 3일 비중을 5.03%로 낮췄다.
삼천당제약 주주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화 일부 캡쳐. (사진=SNS 캡쳐 갈무리)
주주들도 각종 카페와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블로그 등을 통해 아쉬움과 분노를 나타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대표가 진짜 주주를 생각한다면 반박 기사를 내거나 주주 친화 정책을 꺼내 들어야 한다", "삼천당에서는 본인 회사 기술 설명할 사람이 없나", "다른 바이오택들은 대표가 직접 다 설명하고 몇 시간씩 Q&A를 주고받는다" 등의 대화가 오고갔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전인석 대표의 이번 블록딜 진행 배경은 오로지 채무 변제를 위한 것이었고 다른 의도는 일체 없었다"라며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자료는 미국 FDA가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제네릭으로 분류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더해 미국 업체와의 제네릭 공급 계약과 관련해서는 "미국 파트너사와의 계약 내용은 공시 규정과 관련이 있어 구체적인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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